-독일 TKMS 선택한 캐나다, 한화오션에 ‘예비’ 지위
-캐나다·독일 본계약까지 2년 예상, 변수 고려한 듯
캐나다 정부가 최대 60조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CPSP) 사업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을 선정한 가운데, TKMS와 막판까지 수주 경쟁을 펼친 한화오션을 단순한 탈락이 아닌 예비 공급업체(Reserve Supplier)로 남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나다는 6일(현지시간)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군기지에서 열린 공식 발표 행사에서 CPSP의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TKMS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마크 카니 총리의 이번 발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직전 이뤄진 만큼, 캐나다가 포괄적인 안보·전략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독일 잠수함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캐나다 정부는 구체적인 최종 도입 척수나 총사업 규모를 본계약 협상 단계로 넘기며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한화오션에 예비 공급업체 지위를 주며 반전의 불씨를 남겼다.
한국에 예비 지위 준 캐나다 속내카니 총리는 이번 발표에서 “TKMS와의 최종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예비 공급업체인 한국 한화오션이 즉각 협상을 개시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CPSP의 본계약 체결까지 예상되는 협상 기간을 약 2년으로 보고 있다. 예비 공급업체가 된 한화오션은 캐나다와 TKMS의 세부 조건 합의가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즉각 대체 투입될 수 있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희망고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캐나다의 이번 조치는 TKMS와의 본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국방정책 전문가인 필리프 라가세 칼턴대 교수는 자신의 뉴스레터 사이트에 대규모 방산 계약과 관련해 “캐나다가 ‘잠정 선정’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협상력을 유지한 채 납기, 산업투자, 유지보수 등 핵심 조건에 대한 확약을 받아내기 위해서다”라고 분석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도 “캐나다 정부는 앞으로 TKMS와 납기, 사업비, 산업 협력, 후속 군수지원 등 세부 조건을 놓고 본격적인 계약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최종 계약 체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가 한국에 예비 지위를 준 것이 한화오션의 극적인 반전 가능성을 의미하기보다는, 본협상에서 독일의 가격 인상이나 요구 조건 변경 등의 요소를 차단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라가세 교수는 CPSP 우선협상자 발표가 있기 전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더라도 정부는 이를 ‘잠정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할 것이다. 납기 일정과 훈련 협력, 후속 군수지원, 경제적 효과 등 핵심 사항을 계약으로 확정하기 위한 협상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 잠수함의 미래, 여전히 밝다비록 캐나다 잠수함 수주 프로젝트는 한국의 패배로 끝났지만, 한국 잠수함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먼저 TKMS 중심으로 흘러가던 수주전에서 독일과 노르웨이 정부까지 전면에 나서게 만든 것 자체가 한국 잠수함 산업 성장세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다.
수주전 초반 방산 업계 안팎에서는 TKMS의 압승을 예상했다. TKMS는 세계적인 잠수함 명가로 꼽히는 데다 독일·노르웨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나토 진영 대표 주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주전 후반으로 갈수록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한 한국 정부·기업들이 ‘팀 코리아’를 이루고 현지 투자 패키지와 기술력 등을 앞세운 총력전을 펼쳤다. 대한민국 방산업계의 최대 강점인 ‘빠른 납기’를 강조하는 동시에 기존의 잠수함 사업과는 전혀 다른 결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여 경쟁자인 TKMS마저 놀라게 했다.
한국 잠수함 수주를 위해 모인 ‘팀 코리아’는 전통의 유럽 강호인 독일을 상대로 전면적인 맞대결을 펼쳤고 이는 한국 잠수함의 체급을 입증하는 사례로 기록됐다.
더불어 이번 사례는 글로벌 잠수함 수출 레퍼런스 확보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이벤트로 평가된다.
한화오션도 이날 입장문에서 “이번 수주 경쟁을 통해 확인된 과제들을 면밀히 분석해 확실한 대안을 강구하고 ‘K-해양 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길을 반드시 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진인사(盡人事)의 자세로 임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이 결과는 전적으로 한화오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던 국민 여러분, 열과 성을 다해 지원해 주신 정부와 국회 관계자 여러분, 해군 및 방사청 등 군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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