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출고량이 27년 만에 300만㎘(킬로리터, 30억ℓ) 아래로 떨어졌다. 주류 출고량이 300만㎘를 밑돈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92만 2000㎘ 이후 27년 만이다.
23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 8000㎘로 집계됐다. 2015년 380만 4000㎘와 비교하면 10년 새 21.5% 줄었다.
주종별로 보면 맥주의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맥주 출고량은 151만 9000㎘(15억 1900만ℓ)로 전년보다 7.2% 줄었다. 맥주 출고량은 2022년 169만 8000㎘에서 2023년 168만 7000㎘, 2024년 163만 7000㎘, 지난해 151만 9000㎘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소주 출고량도 80만㎘(약 8억ℓ) 아래로 내려갔다. 소주 출고량은 2022년 86만 2000㎘에서 2023년 84만 4000㎘, 2024년 81만 6000㎘, 지난해 79만 3000㎘로 줄었다.
탁주(막걸리)는 5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탁주 출고량은 2020년 38만㎘에서 2021년 36만 3000㎘로 감소한 뒤 지난해 31만 8000㎘까지 내려왔다.
대표 주종인 맥주, 소주, 막걸리의 소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꾸준히 줄어든 셈이다.
술 마시는 횟수 확 줄었다국내 주류 출고량의 감소는 주류 소비 빈도와 음주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8.8일로, 2023년 9.0일보다 줄었다.
술을 마시는 날의 하루 평균 음주량은 6.6잔으로, 2023년 6.7잔보다 감소했다.
성별·연령별로는 30대 남성의 하루 평균 음주량이 8.1잔으로 가장 많았다. 50대 여성은 3.2잔으로 가장 적었다. 여성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일평균 음주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소비자들이 대중적인 주류 트렌드로 꼽은 항목은 편의점 구입이 85.5%로 가장 높았다. 홈술은 54.2%, 혼술은 52.2%, 다양한 맛은 49.1%였다.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 보고서는 “취하기 위해서 마시는 것에서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것으로 음주 문화가 변화하면서 선호하는 주종도 일반적인 주류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 흐름도 비슷하다. 국제주류시장연구소(IWSR)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주류 소비량은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2024년 당시 IWSR는 주류 소비 감소의 배경으로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절제 음주 확산과 높은 생활비에 따른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를 꼽았다. IWSR은 “소비자들이 술을 마시는 빈도와 양을 줄이는 한편 무알코올·저알코올 제품으로 이동하면서 전 세계 주류 소비량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12월 IWSR 보고서를 인용하며 “최근의 주류 소비 감소를 전부 장기적인 ‘탈음주 문화’로 해석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 등 경제적 압박이 단기적으로는 소비 감소의 더 큰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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