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둔 다영역 효과대대 일부 연내 한반도 배치 추진
위성·사이버·전자전 정보 통합…주한미군 정밀타격 ‘눈과 귀’ 역할
북한이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한다면 이를 얼마나 빨리 찾아낼 수 있을까. 미군이 위성과 사이버·전자전 능력을 한데 묶어 적의 움직임을 먼저 포착하고 타격부대에 전달하는 차세대 전력을 한반도에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이 전력의 핵심은 미사일이나 전차처럼 직접 적을 공격하는 무기가 아니다. 정찰·감시 자산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통합해 표적을 찾아내고, 장거리 화력에 좌표를 넘기는 일종의 ‘전장의 눈과 귀’다.
미 육군은 이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다영역특임단(MDTF)을 중국과 러시아 등이 구축한 ‘반접근·지역거부’(A2/AD) 체계를 뚫는 핵심 전력으로 운용한다. MDTF는 지상 화력뿐 아니라 우주·사이버·전자전·정보 능력을 결합해 적의 방어망을 흔들고 아군의 정밀타격을 지원한다.
특히 예하 다영역 효과대대(MDEB)는 위성과 전자정보, 사이버·우주 자산 등을 활용해 먼 거리의 표적을 찾아내고 이를 타격체계와 연결한다. 미 육군 전문지 ‘밀리터리 리뷰’도 MDEB를 장거리 정밀타격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연결고리로 평가했다. 중국이 정찰위성과 베이더우 위성항법체계, 위성통신망을 군 작전에 활용하는 만큼 MDEB는 이런 ‘센서-타격망’을 찾아내고 무력화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는 2일 미 육군이 유럽의 다영역 전력 일부를 한반도에 배치하기로 하고 한국 정부와 협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대상은 독일 비스바덴에 주둔하는 MDEB 일부로, 사이버전·정보전·우주전 등을 담당하는 수백 명 규모 병력이 주한미군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연내 배치 완료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사이버·전자전 한데 묶어 표적 탐지
현재 독일 비스바덴의 MDEB는 미 육군 다영역사령부-유럽 예하에서 운용된다. 이 부대는 여러 센서에서 얻은 정보를 하나로 합쳐 먼 거리의 움직임을 탐지하고, 타격부대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북한의 미사일 이동식발사대와 지휘시설 등의 움직임을 더 빠르게 파악하고 주한미군의 장거리 화력과 연결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어떤 장비와 센서가 실제 한국에 들어올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군의 다영역 전력이 한반도에서 활동한 전례도 있다. 하와이에 본부를 둔 제3 MDTF는 지난 3월 열린 한미연합훈련 ‘프리덤실드 26’에 참가해 한미 양국의 정보·화력·사이버·우주 능력을 연계하고 네트워크 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앞서 한반도에 MDTF 능력을 들여오는 방안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배치가 현실화하면 훈련 때 일시적으로 참가하던 다영역 전력 가운데 일부가 한국에 상시 배치되는 방향으로 한 단계 나아가는 셈이다.
北 대응 넘어 中 견제까지…한반도 배치의 의미
이번 움직임을 북한만 겨냥한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 MDTF는 애초 중국과 러시아의 A2/AD 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해 발전한 부대다. 특히 중국은 위성과 장거리 미사일, 전자전 능력을 활용해 서태평양에서 미군의 접근을 막는 전략을 강화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도 지난 4월 한미가 공동으로 다영역특임단을 운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북한 위협뿐 아니라 중국과의 전략경쟁까지 고려하면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과 미군의 우주·사이버·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한미동맹이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 해군연구소(USNI)도 최근 중국이 제1도련선 안쪽에 강력한 A2/AD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반도에 MDTF 계열 전력이 들어오면 북한 대응을 넘어 미중 군사경쟁의 최전선과 연결되는 의미도 커질 수 있다.
다만 극초음속 미사일 ‘다크 이글’ 등을 운용하는 장거리 타격부대까지 한반도에 배치하는 방안은 현재 논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MDEB를 통해 주한미군의 탐지·정보전 능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의미는 작지 않다. 상대보다 먼저 표적을 발견하고 정보를 전달해야 장거리 무기도 제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MDEB의 한국 배치가 현실화하면 주한미군의 화력을 뒷받침하는 ‘눈과 귀’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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