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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 가야 보급 가능”…美 항모의 악몽, 녹슨 링컨함처럼 될까 [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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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이란 작전 중인 미 항모들, 보급 악몽에 빠져”
-“보급함이 3500㎞ 이동해야”
-“해상 보급 방식 선택했지만 위험성 높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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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9월 2일(현지시간)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태국 램차방에 입항했다. AFP 연합뉴스


이란 전쟁을 위해 중동에 투입된 미국 항공모함들이 ‘보급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의 공격으로 인해 중동 지역 미 해군의 공급망이 뒤집히면서 이 지역에 무기한 주둔 중인 항공모함, 구축함, 상륙함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 항모에는 승조원 5000명이 24시간 내내 근무하면서 하루 최대 4끼의 식사가 필요하다. 항모 자체는 핵 추진으로 설계돼 있지만 항모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와 헬리콥터는 매주 수백만 갤런(1갤런은 약 3.78ℓ)의 연료를 소모한다.

더불어 항모와 함께 작전하며 ‘항모 전단’을 구축하고 있는 구축함도 식량과 연료 보급이 필요하다.

현재 이란 작전으로 중동에 배치된 항모는 2척, 구축함은 12척에 이른다. 항모전단 2개에는 해병대 상륙부대를 주축으로 하는 ‘상륙기동단’도 추가돼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군은 현재 중동에 함정 약 20척도 배치하고 있다. 여기에는 해군과 해병대 약 2만 명이 탑승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규모의 함정들이 식사와 연료 보급을 받기 위해서는 보급함이 3500㎞가 넘는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NYT는 “이 함정들은 매주 42만 끼 이상의 식사와 연료 약 800만 갤런을 확보해야 하는데, 바레인의 미 해군 핵심 군수 기지가 파괴되면서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레인의 미군 군수 기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전쟁을 시작한 지난 2월 28일 이란에 의해 파괴됐다. 미 해군은 바레인뿐 아니라 중동 전역에 걸쳐 보급 기지를 구축해 놓긴 했지만 항모나 보급선을 수용할 수 있는 주요 항구들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사정권에 있어 접근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동에 주둔하는 해군 보급함은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섬의 영국군 관할 기지를 오가야 하는 상황이다. 디에고 가르시아섬은 아라비아해에서 약 3540㎞나 떨어져 있다.

다음으로 가까운 보급 기지는 무려 6000㎞나 떨어진 싱가포르인데, 이 경우 보급선이 교통량이 많은 믈라카 해협을 지나야 하는 만큼 시간과 비용이 훨씬 더 많이 소요된다.

‘보급 지옥’ 빠진 미군의 선택은?그야말로 ‘보급 지옥’에 빠진 미 해군은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의 위험이 있는 중동의 보급 기지를 직접 찾기보다는 해상에서 보급을 받는 방식을 선택했다.

NYT에 따르면 5~6일마다 진행되는 해상 보급은 먼저 두 함정을 강철 케이블로 연결하고, 보급함이 함정으로 케이블을 통해 물자를 실어 보내거나 호스를 연결해 연료를 보충하는 방식이다. 군수품 보급에는 헬기도 동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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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6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가 한·미·일 3국의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을 준비하는 모습. 뉴스1


그러나 이러한 해상 보급에는 다양한 위험이 뒤따른다. 보급함과 보급을 받는 함정이 동일한 항로와 속도를 유지하며 함께 항행해야 하는데, 해상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거친 파도와 바람·해류로 인해 보급이 진행되는 수 시간을 버티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NYT는 “해상 보급 과정은 잠재적으로 위험하며 보급함과 보급받는 함정을 모두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며 “이러한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녹슬고 벗겨진 에이브러햄 링컨함에서 교훈 얻어야현재 중동에서 작전 중인 항모전단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당 작전의 종료 시점을 기약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앞서 200일 넘게 중동 지역에 장기 배치돼 큰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은 2일 오전 태국 램차방에 입항했다.

9개월여의 오랜 항해 끝에 뭍으로 돌아온 링컨함의 모습은 처참함 그 자체였다. 선체 곳곳에는 녹이 슬어 지저분하고 얼룩덜룩해진 갑판 위 전투기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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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9월 2일(현지시간)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태국 램차방에 입항했다. AP 연합뉴스


링컨함은 지난해 11월 중동 전쟁으로 출항했지만 파병 기간이 기약 없이 늘면서 272일 동안 해상에서 체류했다. 이는 미군 역사상 가장 긴 작전 기록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오랫동안 바다에 머물러야 했던 링컨함의 승조원 일부는 바다에 뛰어드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고 알려졌다. 더불어 식사나 위생 등의 처우 문제도 불거졌다. 화장실 변기가 막히거나 온수가 나오지 않는 등 마비된 기반 시설은 전쟁 중인 미국을 비웃음거리로 만들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조지 워싱턴함이 중동에 도착해 임무를 교대하면서 드디어 귀환길에 오른 링컨함은 미 해군의 중동 작전과 관련해 여러 교훈을 안겼다. 링컨함 사례는 중동에 막대한 해군력을 장기간 투입하는 전략이 군사적 필요성과 별개로 상당한 비용을 수반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더불어 링컨함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지 워싱턴함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 전쟁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항모전단의 작전 기간 역시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항모전단의 교대와 휴식, 보급과 정비를 계획적으로 보장하지 못한다면 링컨함에서 드러난 문제는 다른 항모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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