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인도한 ‘푸미폰 아둔야뎃함’ 운용 경험이 강점으로
후속 군수지원·함정 연속성도 변수…추가 3척 사업까지 주목
태국 해군이 차세대 호위함 사업자로 한화오션을 선택하면서 승부를 가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은 현지 생산 비중을 약 40%까지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최종 선택은 이미 태국 해군에 함정을 공급한 경험이 있는 한화오션으로 돌아갔다.
태국 현지 매체 더네이션에 따르면 태국 해군은 한화오션을 167억 3000만 바트(약 6800억원) 규모의 차세대 호위함과 관련 장비·지원 사업자로 선정했다. 태국 해군은 법정 이의 제기 기간이 끝나는 오는 18일 선정 과정과 세부 평가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아직 업체별 평가점수와 결정적 선정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화오션이 어떤 항목에서 경쟁사를 앞섰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다만 태국 해군은 입찰 단계부터 평가항목으로 업체 자격과 기술제안뿐 아니라 경제·산업 오프셋, 가격 등을 함께 검토한다고 공개했다. 현지 생산 비율 하나가 아니라 함정 성능과 산업 협력,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구조였던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한화오션이 가진 가장 뚜렷한 차별점은 태국 해군이 이미 같은 회사가 만든 호위함을 직접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수주해 2018년 태국에 인도했다. 약 3700t급인 이 함정은 2019년 정식 취역해 현재 태국 해군의 핵심 수상전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당시 태국은 한 척만 도입했지만 애초 같은 계열 함정의 추가 확보도 염두에 뒀다고 Naval News는 전했다.
이미 써본 함정의 힘…‘새 배’지만 낯설지 않은 오션-40F
이번에 한화오션이 제안한 오션(OCEAN)-40F는 완전히 새로운 계열이라기보다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발전시킨 4000t급 수출형 호위함이다.
네이벌 뉴스에 따르면 오션-40F는 기존 푸미폰함보다 약 250t 커졌다. 늘어난 공간은 무장과 센서, 향후 성능 개량 여유를 확보하는 데 활용한다. 한화오션은 이 함정을 지난해 방콕 방산전시회에서 공개하면서 기존 푸미폰함 납품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함정과의 연속성은 실제 운용에서도 장점이 될 수 있다. 승조원은 이미 한화오션이 만든 함정을 경험했고, 태국 해군도 정비와 교육, 부품 공급 등 후속 지원 과정을 겪었다.
새 함정 도입 때 가장 큰 부담 가운데 하나는 배 자체뿐 아니라 교육·정비·보급체계를 다시 갖추는 일이다. 기존 플랫폼과 연속성이 높을수록 이 부담을 줄일 여지가 생긴다.
한화오션 역시 이를 수출 전략으로 활용해왔다. 회사는 푸미폰함을 기반으로 한 4000t급 수출형 호위함을 ‘검증된 성능’과 빠른 인도를 앞세운 모델로 홍보해왔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현지화를 강하게 밀었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충남급을 기반으로 한 수출형 모델을 제안하면서 태국 현지 생산 비중을 약 4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최종 협상 대상자는 한화오션으로 결정됐다.
이 결과만으로 태국이 현지화를 낮게 평가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40%라는 높은 현지 생산 제안만으로는 수주를 결정짓지 못했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한 척으로 끝나지 않는다…2037년까지 신형 호위함 4척
이번 사업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한 척으로 끝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태국 해군은 2037년까지 신형 고성능 호위함 4척을 확보하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번에 2026회계연도 예산으로 첫 한 척을 도입하고, 2028회계연도에는 두 번째 함정 예산을 요청할 계획이다. 태국 해군은 이를 통해 안다만해와 타이만에 각각 필요한 수상전력을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첫 사업에는 175억 바트가 책정됐고 한화오션의 제안가는 167억 3000만 바트였다. 태국은 예산 사정 때문에 신형 호위함을 한꺼번에 발주하지 않고 한 척씩 도입하고 있다.
계획대로 신형 호위함 4척을 확보한다면 이번 한 척 뒤로 세 척의 추가 사업이 남는다. 국내 업계에서는 후속 사업까지 이어질 경우 전체 규모가 최대 4조원 안팎으로 커질 가능성을 거론한다.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그래서 이번 선정이 더 중요하다. 첫 오션-40F가 태국 해군에 들어가면 기존 푸미폰함에서 차세대 호위함으로 이어지는 운용 계보를 만들 수 있다. 이후 후속함 경쟁에서도 교육·정비·군수지원의 연속성을 다시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다만 ‘운용 경험이 승부를 갈랐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아직 이르다. 태국 해군은 오는 18일 이의 제기 절차가 끝난 뒤 평가 기준과 선정 결과를 공식 설명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이 실제로 어느 항목에서 경쟁사를 앞섰는지도 이때 한층 분명해질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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