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를 공식 후계자로 내세우면서 북한 내부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발과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군 장교 출신 탈북민인 류성현씨는 지난 11일 한 국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김주애의 등장은 당초 단순한 동반 행보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도를 넘었다”며 “이것은 후계자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수준까지 갔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파격 행보는 북한 청년층의 거센 반발을 부르고 있다. 북한 세뇌 교육상 김정은은 모든 어린이의 아버지로 묘사되는데, 현지 아이들이 밭에서 노동할 때 김주애만 선글라스를 끼고 명품을 두른 모습이 공개되면서 편애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류씨는 “어린이집에 들어갈 때 ‘경외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 고맙습니다’라고 배우는데, 아버지가 자기 딸만 편애하는 꼴”이라며 “(김주애의) 동년배들은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김주애를 보며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 주민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개입이 없는 한 북한 정권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자유주의 국가들은 정부가 어려워져도 개인은 안 망하지만, 북한은 개인을 철저히 짓밟으면서 정권만 건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며 “외부에서 불씨를 떨구지 않는 이상 북한 체제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위상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보는 2인자 설을 일축했다. 김여정은 어디까지나 김정은을 보좌하는 가족이자 참모일 뿐, 권력 기반을 스스로 형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류씨는 “김여정도 오빠를 넘어서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북한 내부 주민들은 김여정을 2인자로 크게 느끼지 않으며 김정은을 위해 일을 돕는 정도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초상 휘장’ 없는 브로치, 기주애의 위상 보여줘실제로 최근 열린 공식 행사에 참석한 김주애는 브로치 하나로 자신의 위상이 고모인 김여정과 다르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지난 6일 북한 강원도 원산항에서 열린 5000t급 구축함 ‘강건호’의 취역식에는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딸 주애가 등장했다. 현장에서 북한의 역대 최고지도자 얼굴이 새겨진 초상 휘장을 왼쪽 가슴에 달지 않은 건 이들 세 사람이 유일했다.
특히 김주애는 초상휘장 대신 브로치를 착용했다. 인공기를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브로치는 김주애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체제에서 초상 휘장 없이 브로치를 단독으로 착용하는 것 자체가 다른 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신분임을 시사한다. 특히 인공기 상징을 통해 공적 인물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려는 의도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모습은 초상 휘장을 빠짐없이 달고 나타나는 김여정과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와 관련해 박계리 국립평화통일민주교육원 교수는 국내 언론에 “북한 안에서의 권력이 어떻게 이동할 거냐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정은에서 김여정은 아니라는 거다. 이를 북한 내부 사람들에게 확실히 알려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정원 “‘김주애 오빠’ 있어도 후계자 될 상황은 아냐”현재 우리 국가정보원은 김주애에게 성별이 다른 오빠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지난 10일 국정원은 “김주애의 오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속 확인 중”이라며 “있다 하더라도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국정원의 판단이다. 더불어 성별 미상의 동생이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정원은 2023년 3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첫째 자녀가 아들이라는 첩보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는데, 최근 들어 장남이 없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며 판단을 수정한 것이다.
앞서 미국프로농구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은 2013년 북한을 찾아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났을 당시 주애를 직접 안아봤다면서도 남자아이는 못 봤다고 말한 바 있다.
국정원은 “현재 김주애가 후계자 내정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며 장남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주애가 후계자 자리를 굳혔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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