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에 불만을 품은 프랑스 고교생들의 거리 시위가 갈수록 폭력 양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유로뉴스 등 외신은 1일(현지시간) 고교생들의 시위 규모와 강도가 더욱 커져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과 폭력적인 충돌이 발생하고 수백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30일 고교생들의 학교 봉쇄와 충돌로 625명이 체포되고 경찰 80여명과 교사와 학생 32명도 부상을 입었다. 이에 대해 로랑 누네즈 내무장관은 “특정 학교 밖에서 폭력 사태가 격화하고 있다”면서 “법 집행관을 표적으로 삼아 물건을 던지고 언어폭력, 방화를 시도하는 등 사실상 도시 폭력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특정 지역에서 선동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학교를 옮겨 다니며 학생을 선동하고 폭력을 저지르도록 부추기고 있다”며 극좌 단체들을 겨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역시 청년들의 우려가 정당하다면서도 “경찰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공격을 결코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파리에서 시작된 시위는 이후 격화하며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했다. 특히 프랑스 북부 릴 지역의 고교생들은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병, 보도블록 등을 던지고 버스 정류장과 광고판을 파손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했다. 또한 서부 낭트 지역에서는 고교생들이 쓰레기통 수십 개를 쌓아 올려 학교 진입로를 봉쇄했으며 마르세유, 보르도, 리옹 등에서도 같은 시위가 벌어졌다.
이처럼 프랑스 고교생들이 과격한 시위를 벌이는 이유는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공교육 인프라 붕괴와 과도한 학업 부담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과밀 학급과 교사 부족, 낙후된 학교 시설과 폭염 속 에어컨도 없는 교실, 여기에 지역 간 교육 불평등까지 겹쳐 있다. 실제로 한 17세 학생은 로이터 통신에 “학교에 바퀴벌레와 쥐가 돌아다닌다”면서 “날씨에 따라 교실 온도가 찜통처럼 더웠다가 영하로도 떨어진다”며 분노했다. 또한 지나치게 긴 수업 시간도 시위 원인 중 하나다. 파리 북부의 라마르틴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플래카드에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잠자는 시간보다 수업 시간이 더 길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해야 할 프랑스 정치권 갈등도 극에 달해 있다. 정치권은 시위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강경 진압을 앞세운 정부·여당과 학생들을 옹호하는 야당으로 극명하게 갈려 대립하고 있다. 강경 좌파 정당 ‘불복하는 프랑스’(LFI)의 실질적 리더인 장뤼크 멜랑숑은 엑스에 “시위하는 고등학생들은 무해하다. 정부는 강경 진압을 명령했는데 이는 무책임하며 명백한 인종차별적 의도를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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