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인 166명을 포함한 승객 174명이 탑승한 이스라엘행 플라이두바이 항공 여객기 추락 시도 사건과 관련해 이란이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군·정보 당국 지도부를 대동하고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지 3일 만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번 작전은 네타냐후 총리가 UAE를 방문한 당시 논의되고 최종 확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이른바 위장 깃발 작전(false-flag operation·타인의 소행으로 위장한 작전)을 통해 사건의 책임을 이란에 돌리려 다자간 회담도 진행했다”며 “이번 작전의 목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새로운 수렁으로 몰아넣고 이란과의 전쟁을 다시 촉발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7일 UAE를 방문해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란 소식통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사건을 계획한 배경에 곧 있을 총선을 언급했다.
소식통은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27일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선거에서 자신의 연합 세력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집권 연정을 구성하지 못할 가능성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그가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고 남은 정치 인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처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의 무기와 경제, 추락하는 신뢰도를 계속 이용하려 한다”며 “그의 터무니없고 사전에 계획된 여객기 납치 음모를 구실로 또 다른 도발이 감행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입장은?현재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와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는 이번 여객기 추락 시도 사건의 배후에 이란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건 당일 “플라이두바이 항공편에서 발생한 공격에 이란이 연루됐는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범행을 저지른 부조종사는 이슬람 급진주의 사상에 세뇌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도 “이번 사건은 지하디스트(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시도”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해당 사건을 일으킨 부기장과 이란 연계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내가 듣고 있는 내용을 토대로 말하자면 대답은 ‘그렇다’(yes)고 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우리는 사건을 조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조사에서는 오만 국적의 부조종사가 이스라엘행 항공편에 탑승할 수 있었던 경위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규정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가 없는 국가의 승무원은 이스라엘행 항공편에 탑승할 수 없다. 오만은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하지 않은 국가다. 이에 이스라엘의 항공 보안 관리에도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락 시도한 부기장, 제압되자 “날 죽여라”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달 30일 승객 174명을 태우고 두바이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던 여객기에서 오만 국적의 부기장이 인도인 기장을 흉기로 공격한 뒤 기체를 급하강시키면서 발생했다.
기장이 심각한 부상에도 조종석 문을 여는 데 성공하면서 승객들이 부기장을 제압했고 기내에 타고 있던 예비 조종 인력이 사우디아라비아 타북공항에 비상착륙했다. 항공기는 30초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만에 약 4270m를 급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기장이 휘두른 흉기에 중상을 입고도 치열한 몸싸움 끝에 비행기를 구해낸 인도인 조종사 스미트 마차르는 사우디 타북 인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태는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엑스에 “마차르 기장은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는데도 그는 맞서 싸우고 저항했다. 조종실 문을 열어 승객과 승무원이 공격자를 제압할 수 있게 했다”며 “그는 치명적인 공중 참사를 막아냈다. 이스라엘 국민을 비롯한 승객 174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종실 문이 열린 뒤 용감하게 안으로 뛰어들어 혈투 끝에 부기장을 제압한 승객들 역시 ‘영웅’”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조종실로 들어가 부기장을 제압하고 조종간을 당겨 추락을 막은 승객 야니브 하윤은 “부기장을 제압해 결박하자 그가 영어로 ‘날 죽여라(Kill me), 날 죽여라’라고 외쳤다”고 밝혔다. 당시 승객들은 기내 헤드폰 선 등을 이용해 부기장을 묶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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