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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 알고보니 ‘투잡 경찰’…2인조 권총강도, 엉덩이에 총 맞고 체포돼 [여기는 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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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 라이더로 투잡을 뛰는 현직 경찰이 강도를 만나 제압한 당시의 상황. CCTV 캡처


배달 라이더를 강탈하려던 권총강도가 엉덩이에 총을 맞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범죄의 표적이 됐던 라이더는 현직 경찰이었다. 지구 반대편 남반구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강도단을 제압한 경찰은 비번이나 휴무 때 배달 라이더로 투잡을 뛰는 성실한 청년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말비나스 지역 순찰대 소속 현직 경찰인 청년은 배달 일을 시작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집 밖에 내놓고 준비 중이었다.

현장 주변의 한 가정주택 방범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영상을 보면 청년이 오토바이 뒤에 배달용 박스를 설치하고 있을 때 길 건너편에서 걸어오는 2명의 남자가 보인다. 두 사람은 그냥 지나치는 듯하다가 갑자기 권총을 빼들고 청년을 위협한다. 강도 중 한 명은 청년의 지갑을 요구하고 또 다른 한 명은 재빨리 오토바이에 올라 시동을 걸려한다.

청년은 마치 모든 걸 포기한 듯 두 손을 들고 순순히 뒷걸음친다. 지갑을 빼앗은 강도는 그런 청년을 밀어버린 후 오토바이 뒷좌석에 올라타려 한다.

청년의 반격은 그때 시작됐다. 저항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던 청년은 순식간에 어디선가 총을 꺼내 들더니 강도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청년이 손에 든 권총은 부에노스아이레스 경찰의 제식 권총이었다. 현직 경찰인 청년은 사건이 발생한 당시 민간복 차림이었지만 경찰은 복장과 상관없이 제식 권총을 소지할 수 있다.

갑자기 총성이 울리자 2인조 강도는 오토바이를 버리고 혼비백산 달리기 시작했다. 청년은 도주하는 강도를 향해 다시 조준 사격을 했다. 청년은 사건 현장에서 총 5발을 쐈다. 5발은 모두 강도에 명중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인조 권총강도는 28살 청년과 16살 미성년자였다. 28살 강도는 복부와 엉덩이 등 2곳에, 16살 미성년 강도는 오른손, 오른쪽 옆구리, 엉덩이 등 3곳에 총상을 입고 쓰러졌다. 청년 경찰은 “처음부터 사살이 아니라 체포와 처벌을 위한 생포가 목적이었다”면서 “도주하는 두 명 강도의 엉덩이를 겨냥했고 행운이 따랐는지 모두 명중했다”고 말했다.

엉덩이에 총을 맞은 강도들이 쓰러지자 청년 경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여유롭게 뒤돌아서더니 휴대폰으로 경찰에 출동을 요청했다. 부상한 2인조 강도는 병원으로 옮겨져 경찰 감시 아래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CCTV에 잡힌 사건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현지 네티즌들은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친구가 저런 식으로 오토바이를 빼앗겼다”면서 “경찰이 친구의 복수를 해준 것 같아 시원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비슷한 사건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발생한다”면서 “강도에게 저항하고 제압하는 사례가 많아져야 강도사건이 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에 대해 “민간인의 저항은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라면서 강도를 만나면 절대 저항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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