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인터스텔라'에는 다음과 같은 명대사가 나온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한국시간으로 지난 14일 오후 8시 49분 57초 미 항공우주국(NASA)의 뉴호라이즌스호가 성공적으로 명왕성에 근접 통과하며 '저승신'의 정확한 모습을 지구로 보내왔다. 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뉴호라이즌스호는 무려 56억 7000만㎞의 거리를 정확히 3462일간 시속 5만 km 속도로 날아갔다.
명왕성이 발견된 것은 85년 전인 지난 1930년이다. 발견자는 미국인 천문학자 클라이드 W. 톰보(1906~1997)로 그의 유골 일부는 뉴호라이즌스호에 실려 이번 임무를 함께했다. 당시 망원경에 관측된 명왕성은 하나의 점에 불과했지만 당당히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로부터 명왕성은 '증명사진'도 없는 미스터리한 행성으로 남았다. 너무나 멀고 어두워 최첨단 망원경으로도 관측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대부분의 명왕성 사진은 물론 그래픽 이미지다.
그로부터 긴 세월이 지난 2006년 허블우주망원경이 명왕성의 모습을 촬영했다. 옛날의 '점'보다 훨씬 커져 이젠 '빛'으로 보이지만 제대로 윤곽이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 사진 속 중앙에 가장 큰 빛이 명왕성이며 주위에 카론, 닉스 등이 '보너스'로 함께 포착됐다.
그리고 지난 2010년 NASA는 역사상 가장 디테일한 명왕성 사진이라며 지난 2002~2003년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사진을 뒤늦게 공개했다. 일부 가공된 이 명왕성 이미지는 표면의 명암이 일부 드러날 뿐 역시나 만족도 높은 사진은 아니다.
또한 지난해에도 더 선명한(?) 명왕성 이미지가 공개됐다. 세계 최고 성능의 전파망원경 ‘알마'(ALMA)로 촬영됐지만 사진 속 명왕성은 역시 두개의 거대한 불빛으로만 보였다. 그러나 이 관측은 뉴호라이즌스호의 궤도 수정에 활용될 만큼 이번 탐사에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 명왕성은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에 의해 그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명왕성의 진짜 모습을 보고싶었던 85년 세월의 궁금증이 영화 대사처럼 답을 찾은 것이다. 늘 그랬듯이...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