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에도 참사 현장에서 생존자 구출을 위해 애쓰고 있는 류원보(劉文博·34)씨는 그날도 평소처럼 찻잎을 팔던 중 지진을 감지하고 건물 밖으로 피신했다.
류씨는 이후 흩어져있던 아내와 부모를 찾아 건물이 무너진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류씨는 지진 발생 이튿날부터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인민해방군과 함께, 팔에 적십자 표시가 그려진 완장을 두른 채 구조작업에 동참했다.
그는 생존자를 찾아 전문 구조대원만큼이나 열심히 현장을 뒤지기 시작했고 구조 작업이 소홀한 지역을 홀로 조사하다 한번에 십 여 명의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그가 참사 현장에서 구한 인원은 무려 700여명. 그러나 류씨의 아내와 부모는 아직 생사조차 확인이 되지 않아 애타게 하고 있다.
그는 환추스바오(環球時報)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금 아내도, 집도 없다. 내게 남은 것은 입고 있는 이 옷 한 벌 뿐”이라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현재 쓰촨성 지진 참사 현장은 류씨와 같은 아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눈물로 가득 차 있다.
지진 당시 건물 밖으로 피신했다가 친구를 구하기 위해 다시 뛰어든 뒤, 결국 숨진 채 발견된 초등생 소녀와 무너져 내리는 건물 더미들을 온 몸으로 막아 어린 유치원생들을 살리고 사망한 선생님 등 안타까운 사연들이 참사현장을 더욱 비통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