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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적시장의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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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좀 더 낮은 몸값에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유럽 클럽들의 눈치 싸움은 이적시장 막판까지 지속됐다. 그리고 오랫동안 예상했던 이적과 전혀 생각지 못한 빅딜이 성사됐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일찌감치 선수단 개편을 마무리하는 바람에 라 리가는 이적시장 마지막 날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띌만한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다. 반면에 프리미어리그(EPL)와 세리에A는 대형급 선수 이적으로 시끄러운 하루를 보냈다.

▲ 좋은 놈, 히카르두 콰레스마 (포르투→인터밀란)

무산될 것만 같았던 포르투갈 최고의 테크니션 히카르두 콰레스마(25)의 인터밀란(이하 인테르)행이 데드라인 막판에 성사됐다. 오랫동안 콰레스마의 영입을 손꼽아 기다려 온 주제 무리뉴 감독은 “첼시 시절부터 그의 영입을 원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인테르에서도 그의 영입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에 영입이 이뤄졌다. 그는 팀에 새로운 옵션을 제공해 줄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콰레스마의 영입은 ‘세리에A 드림’을 꿈꾸는 무리뉴 감독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당초 무리뉴와 함께 180도 달라질 것이라 예상됐던 인테르는 시즌 개막전에서 삼프도리아와 비기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더구나 경기내용까지 좋지 못해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던 팬들을 불안케 했다.

특히 무리뉴가 추진 중인 4-3-3 전술이 기존 선수들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저조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AS로마에서 건너 온 만시니는 예전만 못했고 ‘백전노장’ 루이스 피구는 지쳐보였다. 그나마 ‘인테르의 마법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제 몫을 해줬으나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때문에 ‘전천후 윙어’ 콰레스마의 영입은 부진한 인테르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콰레스마의 해외이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어린나이에 바르셀로나에서 실패를 맛봤던 그는 이후 포르투에서 부활하며 인테르에서 ‘제2의 도전’을 꿈꾸고 있다. 콰레스마에게 이번 시즌은 새로운 도전의 해가 될 것이다. 과연 콰레스마가 그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무리뉴에게 ‘좋은 놈’이 될 수 있을지 인테르의 행보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다.

▲ 나쁜 놈,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토트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실 맨유 입장에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27)는 정말 ‘좋은 놈’일 것이다. 그러나 여름 이적시장 내내 토트넘 핫스퍼에게 베르바토프는 정말 ‘나쁜 놈’이었다. 물론 포르투에게도 콰레스마는 결코 좋은 놈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베르바토프 만큼은 아니었다.

이미 베르바토프의 마음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나 있었다. 팀의 성적은 좋지 못했고 새로 부임한 후안데 라모스 감독과도 그리 원만한 관계를 갖지 못했다. 무엇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구애가 그의 마음을 흔들어 놨다.

맨유는 여름 내내 베르바토프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다. 비록 티에리 앙리를 비롯한 각종 루머가 난무했으나 그들은 오직 한 명의 공격수를 원했고 그 대상은 언제나 베르바토프였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데드라인 막판,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3,500만 파운드(약 700억원)이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했음에도 베르바토프를 맨유로 이끈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으로선 베르바토프로 인해 본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우선 맨유와의 이적료 줄다리기로 인해 베르바토프의 대체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그가 맨유 이적에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맨시티가 제시한 높은 이적료를 챙기지 못했다. (두 팀의 이적료 차이는 약 86억 정도다.) 가장 결정적인 타격은 시즌 초반 팀 분위기를 망쳐놨다는 점이다.

그로인해 토트넘의 수비수 조나단 우드게이트는 베르바토프의 행동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비록 거액의 이적료를 챙기기는 했지만 팀을 떠나기 전까지 베르바토프는 이래저래 토트넘에겐 ‘나쁜 놈’이었다.

▲ 이상한 놈, 호비뉴 (레알 마드리드→맨체스터 시티)

그야말로 깜짝 이적이었다. 불과 하루 전 선수 본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를 떠나 첼시로 가고 싶다. 나는 오직 첼시만을 생각하고 있으며 거기서 플레이하고 싶다.”라며 공개적으로 첼시행을 선언했던 만큼 축구팬들에겐 적잖은 충격을 안겨준 이적 소식이었다.

무엇보다 호비뉴(24)의 이번 이적이 놀라웠던 점은 그 대상이 EPL을 대표하는 ‘빅4’가 아닌 맨시티였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호나우지뉴(AC밀란)와 호나우두(부상)에 관한 이적루머는 있었지만 호비뉴와 관련된 루머는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다. 오히려 호비뉴의 첼시행을 첨치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호비뉴는 첼시가 아닌 맨시티로 이적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데드라인 말미 맨시티를 인수한 UAE(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투자그룹의 새로운 술레이만 알 파힘 구단주가 있었다.

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보다 머니파워가 쌘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는 탁신으로부터 구단을 넘겨받은 이후 맨시티에 엄청난 이적자금을 지원했다.



그로인해 맨시티는 데드라인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베르바토프를 비롯해 다비드 비야, 마리오 고메즈 호비뉴 등 다수의 선수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할 수 있었고 결국 호비뉴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몇 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비록 3,250만 파운드(약 650억원)라는 ‘EPL 이적료 신기록’을 레알에 선사했으나 첼시 역시 그에 못지않은 이적료를 제시해왔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데드라인 막판 엉뚱한 팀을 고르며 ‘이상한 놈’이 된 호비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soccerview.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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