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데렉 파라비시니(30)는 태어날 때 뇌 손상으로 시력을 잃고 자폐증과 발달장애까지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보통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이 있다.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기억력과 절대음감이 그것이다.
8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그는 자신에게 어떤 곡이든 한 번 듣고 따라 연주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음을 깨달았다.
10개의 피아노 건반을 동시에 눌렀을 때, 보통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5개 정도를 맞히는 데 반해 그는 단 한 음도 빼놓지 않고 모두 맞추는 ‘신기’를 발휘했다.
그가 빌 위더스의 명곡 ‘Ain’t No Sunshine’을 처음 듣던 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똑같이 곡을 연주해 내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장르를 불문하고 여러 곡을 줄줄이 연주해 내는 그에게 사람들은 ‘인간 아이팟’이란 별명을 붙여 주었다.
그의 가족도 화제로 떠올랐다. 파라바니시는 영국의 유명 작가인 윌리엄 서머싯 모옴의 증손자이자 영국 어린이 재단을 세운 유명 의사 토마스 바라나도의 핏줄이기도 하다.
그에게 정식으로 음악을 가르친 렘튼 대학의 아담 옥켈포드 교수는 “그는 말을 조리있게 하진 못하지만 음악에 대한 관심은 매우 컸다.”면서 “음악은 그에게 말 대신의 언어가 됐고 음악으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런던에서 열릴 대규모 콘서트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서는 그의 콘서트는 다음 달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무대인 퀸엘리자베스 홀에서 열린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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