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다르셀 데 블루크트(23)는 여느 흑인과 마찬가지로 새까만 피부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다섯 살 때부터 피부가 벗겨지거나 흰 반점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그녀의 병명은 탈색소성 질환인 백반증. 일반적으로 멜라닌세포가 여러 가지 크기와 형태로 파괴되는 반면, 블루크트는 몸 전체의 색소가 빠지는 희귀 케이스다.
그녀와 가족은 레이저와 약물치료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12세가 되자 전체 피부 중 80%가 이미 하얗게 변해 있었고, 17세가 되자 백인으로 오해받을 만큼 ‘완벽한’ 흰 피부를 갖게 됐다.
그녀는 “어렸을 때에는 몸의 얼룩이 심한만큼 마음고생도 심했다. 부모님도 날 도우려 백방으로 애썼지만 모두 효과가 없었다.”면서 “치료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부터는 하얗게 변해가는 내 피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미국 백반증학회의 한 관계자는 “몸 일부분의 피부색이 변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피부가 전부 변하는 것은 극히 드문 케이스”라며 놀라워했다.
한편 백반증은 얼마 전 사망한 마이클 잭슨도 앓았던 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잭슨은 몸 보다는 얼굴의 증상이 심한데다, 얼굴 전체가 아닌 군데군데에 흰 반점이 생겨 치료보다는 탈색을 선택, 수차례 성형수술을 받았지만 부작용에 시달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