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가을 들판에 풍년이 들었다. 그러나 풍년가는 들려오지 않는다. 풍작은 오히려 농민들의 시름거리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들은 잘 익은 벼를 갈아엎고, 애써 수확한 쌀을 길거리에 뿌려 버리고 있다.
쌀 소비가 줄어들고 수입농산물이 무차별로 밀려드는 시대, 이제 농경지를 갈아엎고 농부들은 다른 일을 찾아야 할까? 우리의 주식인 쌀을 시장 가격의 가치만으로 따져야 할까?
이런 고민의 해결책으로 인문학습원<막걸리학교>에서는 막걸리학교(교장 허시명) 개교행사로 오는 19일 우리 쌀로 빚은 신선한 ‘햅쌀누보막걸리’를 세상에 내놓는다.
요즘 우리 술 막걸리가 새로운 관심과 사랑받고 있다. 가히 신드롬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사랑과 관심이 넘쳐난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 소비되고 있는 술의 90%는 수입산 농산물로 빚어지고 있다. 한 쪽에서는 곡식을 수입하느라 바쁜데, 정작 우리 농민들은 농토를 포기하는 기막힌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양곡을 소모하기로는 술만한 것이 없다며 술 빚기를 금해야 한다고 말했다. 막걸리학교에서는 이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 양곡의 부가 가치 높은 수요처로 우리 쌀로 빚은 술담기를 권장하는 것이다.
막걸리 학교측은 “한국 쌀로 빚은 막걸리라야 한국의 이름으로 세계로 나갈 수 있습니다. 독일 맥주는 독일보리로 만듭니다. 프랑스 와인은 프랑스 포도로 만들고, 일본 사케는 일본쌀로 빚기에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있고, 국가의 이름을 달고 세계를 누빕니다.”라며 이번 행사의 개최 취지를 밝혔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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