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사진작가 영국인 오스틴 토마스(43)가 아프리카 케냐 마라 강 유역에서 긴장감 넘치는 대결 장면을 목격한 건 지난 23일 오후(현지시간).
차에서 강을 건너는 얼룩말 떼를 지켜보다가 강에서 물을 튀기며 싸우고 있는 한 마리의 누와 악어의 모습이 들어왔다.
토마스는 “무리에서 약간 떨어져 강을 건너던 어린 누를 강에 몸을 숨기고 있던 악어가 갑자기 공격했다. 악어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누의 머리를 사정없이 공격했다.”고 말했다.
누는 악어의 늦은 점심감이 될 뻔 했지만 몇 초 만에 전세는 뒤집어졌다. 누는 예기치 못한 일격에 당황했으나 뾰족한 뿔로 악어의 턱을 들이받아 강에 쳐박은 것.
누는 가까스로 악어의 공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누가 민첩하게 육지로 올라서자 악어는 입맛만 다실뿐이었다.
누는 머리의 부상을 제외하고는 생명에는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무리생활을 하는 습성상 혼자서 야생에서 살아남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들의 싸움을 생동감 넘치는 사진으로 잡아낸 토마스는 “하마터면 유혈이 낭자한 장면을 카메라에 잡을 뻔 했다.”면서 “야생의 신비로움을 알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만족해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