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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넴’ 김영옥 “이게 웬일이래, 글쎄…”

작성 2010.02.02 00:00 ㅣ 수정 2010.02.0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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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어떤 배우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출 수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어떤 배우가 지상파 방송사들의 인기 드라마 4편에 ‘당당히’ 겹치기 출연을 할 수 있을까.

힌트는 MBC주말연속극 ‘보석비빔밥’, KBS일일연속극 ‘다함께 차차차’, KBS월화미니시리즈 ‘공부의 신’, KBS수목드라마 ‘추노’에 있다.

푸근한 할머니부터 억척스런 어머니와 뒤늦은 사랑에 가슴 설레는 여인까지, 50년 넘게 수많은 캐릭터로 희로애락을 선사한 배우 김영옥(73)씨가 바로 그 답이다.

최근에는 2004년 KBS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맡은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와 힙합가수 에미넴을 교묘하게 합성한 ‘할미넴’ UCC덕분에 팬 층을 넓힌 그를 지난 1일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났다.



◆TV만 켜면 나오는 노련한 ‘국민할머니’

연극배우와 성우를 거쳐 현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폭 넓은 연기를 펼치는 배우이자 ‘국민할머니’로 불리는 김영옥씨는 욕심이 많은 배우다. 일흔이 넘은 지금까지 작품 서너편에 동시 출연하는 까닭도, 유독 ‘땡기는’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외면하지 못해서다.

그래서 그는 백발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 단발머리 할머니 등 다양한 캐릭터를 동시에 선보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 때문에 ‘국민할머니’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이 할머니 다르고 저 할머니 달라야 하는 배우로서 연기변신은 필수일 터.

식상함을 피할 수 있는 비법을 묻자 “그저 캐릭터를 이해하고, 더 잘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길 뿐이지. 이것저것 스타일만 바꾼다고 능사는 아니고…”라고 답하는 그에게서 쉽게 흉내내기 어려운 노련함이 풍긴다.

김영옥씨의 노련함은 촬영장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어린 연기자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 눈길을 사로잡은 손자뻘 후배는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 함께 열연중인 ‘국민남동생’ 유승호다.

“조그만 아이라고 처음에는 우습게 봤지. 그런데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김춘추 역을 너무 잘 소화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 ‘공부의 신’에서도 당차게 잘 해내고 있고. 같이 연기할 때 (연기)호흡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더라고.”

그가 아끼는 후배들에게 수시로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기본’이다. 연기도 인생도, 기본이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신조가 김영옥씨를 50여 년간 배우로서 살게 한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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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조연과 명작의 만남

배우가 된 뒤 그가 거친 작품 수는 세는 것이 무의미 할 정도로 많다. 때로는 주연으로, 때로는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으로 작품을 밝혀왔다.

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1996), ‘내가 사는 이유’(1997), ‘꽃보다 아름다워’(2004) 등의 작품은 ‘명품 조연’인 그가 뽑은 명작 중 명작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종영된 드라마 ‘가문의 영광’(2008)은 “순전히 기쁨 하나 만으로 연기할 수 있는 멋진 작품” 이었고, 현재 출연중인 임성한 작가의 ‘보석비빔밥’은 “카메라가 날 더 많이 비췄으면 좋겠을 정도로 여전히 욕심나는 작품” 이다.

열연한 작품의 숫자만큼이나 많은 인생을 경험한 노배우의 얼굴에는, 매 순간 맡은 배역에 충실한 흔적이 역력하다. 촘촘히 자리잡은 주름이 수 만 가지 표정을 지어 온 그의 인생을 대변한다.

◆‘할미넴’, 그리고 여전히 새로운 것을 꿈꾸다

갑자기 불어 닥쳤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김영옥씨에게 쏟아진 관심은 ‘할미넴’ 동영상으로부터다.

“생각지도 못한 관심에 ‘뭔 일인가’ 싶을 만큼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힌 그는 여기저기서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 “이게 웬일이래, 글쎄…”를 반복하면서도 싫지 않은 내색이다.


이제는 ‘할미넴’의 시초가 된 욕쟁이 할머니가 아닌, 점잖은 대학교수나 활달한 노(老)수녀 캐릭터에 도전해 보는게 소원이라는 그는 여전히 열정이 넘친다. 그 열정이 나이와 경력을 무색하게 할 만큼 새로운 것을 꿈꾸게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배우인 김영옥씨는 오늘도 쉬지 않고 촬영장을 누빈다.

글=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사진·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상인 VJ bowwo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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