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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①] “충성!” 최장수 프로그램 ‘위문열차’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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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문열차’ 출발합니다. 충~성!”

썰렁했던 공연장이 군인들의 함성으로 후끈 달아오른다. 늦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2일. 국군방송 프렌즈FM ‘위문열차’ 녹화 방송이 진행된 경기도 가평 문화예술회관은 육군 제 66보병사단 장병 600여 명의 열정과 환희로 가득했다.

‘위문열차’는 내년에 50돌을 맞는다.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최장수 TV프로그램인 KBS 1TV ‘전국노래자랑’ 보다 20살 가까이 더 많다.

반세기 동안 최전방과 도서지방 등 일선 부대를 찾아온 ‘위문열차’는 살아있는 국군의 역사이자, 한국 방송의 발자취다.

‘위문열차’는 군복 속에 감춰온 군인들의 끼를 맘껏 발산할 수 있는 젊음의 현장이기도 하다.

“무대를 즐기는 장병들의 에너지는 실로 폭발적”이라는 박기주 공연팀장의 설명처럼 열기로 가득했던 ‘위문열차’ 녹화방송 현장을 찾아갔다.



◆ “오늘만큼은 계급 없이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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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위문열차’ 무대가 마련된 문화예술회관에 두 줄 지은 군인들 500여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쌀쌀한 날씨 속에 부대에서부터 20분 정도 걸어서 왔다.”고 말하는 군인들의 얼굴에는 한결같이 설렘에 미소가 번져 있었다.

박정호 상병(22)은 “출연자 명단에 평소 좋아했던 가비엔제이가 포함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3일 전부터 밤잠을 설쳤다.”고 흥분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이 무대를 보기 위해서 부대 내에서는 보이지 않는 경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근무와 경비에 소홀할 수 없어서 모든 병사들이 ‘위문열차’를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부대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은 다음 ‘위문열차’의 방문을 기대해 볼 수밖에 없다. 일부 군인들은 “볼 기회가 적은 선임들에게 볼 기회를 양보하기도 한다.”고 병사들은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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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홍보지원대 소속 붐(이민호)이병과 섹시가수 유리가 무대에 올라 ‘위문열차’ 무대가 시작되자 객석에 앉은 장병들은 들뜨기 시작했다. 이 순간만큼은 후임도, 선임도 없다. 군인들은 긴장감과 노곤했던 일과를 벗어던졌다. 손을 흔들고 함성을 질렀다. “제대로 놀아보자!”

◆ “걸그룹 보다 인기 많은 가수가 있다?”  

여성 가수들에 대한 군인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3인조 R&B그룹 가비엔제이, 폭발적인 가창력의 진주, 베이비복스 출신 섹시가수 안진경, 트로트가수 자수민 등이 무대에 오르자 짐승의 포효를 연상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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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 넘치는 20대 장병들은 “누나 예뻐요!”, “여기도 한번 봐주세요.”를 외쳤다. 여가수들의 작은 몸짓, 눈웃음, 손동작에도 군인들은 열광했다. 직접 만든 플래카드를 열심히 흔들던 이정호 일병은 “TV에서만 보던 여성가수들을 보니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열 걸그룹 부럽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는 남자가수도 있다. 피날레 무대를 장식한 힙합그룹 다이나믹 듀오가 그 주인공. 지난해 10월 동반 입대한 연예병사 최자(최재호), 개코(김윤성) 이병은 폭발적인 무대매너로 ‘링 마이 벨’, ‘진짜’, ‘출첵’ 등을 연달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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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속옷이 땀에 흠뻑 젖어야 한다.”는 신조를 지닌 다이나믹 듀오의 공연답게 공연 열기는 상상 초월이었다. “걸그룹 보다 다이나믹 듀오가 좋다.”는 병사도 적지 않은 것. 최자 이병 역시 “에너지 넘치는 만족스러운 공연에 행복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 “군인과 함께 만들어 더욱 의미 깊은 ‘위문열차’”

2시간의 공연은 20분처럼 짧게 느껴졌다. 모든 코너가 끝이 난 뒤 조명 꺼진 무대를 바라보는 군인들의 눈빛에는 진한 아쉬움마저 드러났다. 군인들은 “고된 혹한기 훈련의 기억과 제설작업의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느낌”이라고 기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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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해당 코너에서 ‘그 남자 그 여자’를 멋지게 불러 휴가증을 탄 나은희 대위는 “긴장해서 음이 틀리는 실수를 해 아쉽지만 ‘위문열차’로 부대원들이 모두 하나 되는 기회가 됐다. 군인들의 젊음의 에너지가 응축돼 더욱 화기애애했다.”고 감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올 10월 2500회를 맡는 ‘위문열차’가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군인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장병가요 콘서트’ 코너에 병사들은 제작진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 멋진 춤솜씨와 가창력을 뽐내며 얼음장 같은 긴장감을 털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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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주 팀장은 “매주 한번도 빠지지 않고 전국 곳곳에 있는 부대로 ‘위문열차’ 공연을 다녔지만 장병들이 뿜어내는 에너지 때문에 힘든 줄 모르겠다.”면서 “더 많은 부대를 가고 싶지만 방송 횟수 때문에 다 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위문열차’는 내년 한국 기네스협회에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등재될 예정이다. 나라를 위해 묵묵히 군 생활을 하고 이는 군인이 있는 한 위문열차는 긴 경적음을 내며 바퀴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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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최영진 군사전문기자 newsluv@seoul.co.kr

동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상인VJ bowwow@seoul.co.kr

사진=서울신문 나우뉴스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m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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