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많은 봄비가 내린 15일, 포천에 위치한 ‘로드리게스’ 사격장은 이른 아침부터 사격 준비에 한창인 병사들로 부산했다.
이들은 키리졸브 훈련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에 전개한 미 해병 1사단 11연대 소속의 포병으로, ‘M-777’ 155㎜ 견인포 사격을 앞두고 있었다.
잠시 후 사격지휘소에서 명령이 떨어지자 거대한 폭음과 함께 포탄이 발사됐다.
이날 사격엔 M-777 견인포 3문이 동원됐으며 약 40분에 걸쳐 300발을 사격해 우수한 성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M-777 견인포는 기동성을 위해 무게를 3200㎏ 이하로 줄인 경량화포로 이는 기존의 ‘M-198’ 155㎜ 견인포의 절반 수준이다.
덕분에 UH-60 블랙호크같은 중형헬기로 운반하는 것이 가능해져 작전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운용인원도 9명에서 5명으로 줄어들었지만 최대사거리는 30㎞로 M-198 견인포와 같다.
한편 키리졸브 훈련은 유사시 한반도에 대한 미군의 전개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매년 실시되는 훈련으로, 한미 연합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과 함께 실시돼 종합적인 전투능력까지 검증할 수 있다.
미군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작전을 펼치는 만큼 신속한 전개능력을 보유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사격을 실시한 미 해병 1사단 11연대도 미 캘리포니아주에 기지를 둔 부대로, 키리졸브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파견됐다.
실제로 미군은 6·25 전쟁 당시 440명 규모의 ‘스미스 부대’를 투입하는데 48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1~3시간 이내에 2200명 규모의 제 31해병원정단(31st MEU)이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당시 일본 규슈지방에 주둔하고 있던 스미스 부대는 북한군의 진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투입 직후 단 한 번의 교전으로 부대 자체가 와해됐다.
경기 포천 =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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