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당신의 종입니까?”
시간강사 서정민. 그가 마지막으로 묻는다.
못내 꿈을 버리지 못했던 그가 마지막으로 생명을 버리며 세상에 묻는 말이다.
이제 더 이상 그의 이력서는 채울 빈 칸이 없다.
그가 이 세상을 등졌기 때문이다.
13년 동안 대학을 전전하며 일했지만
시간당 3만4천원. 1주 10시간 한달 130만원가량.
40대 가장으로선 살 수 없는 삶을 그는 교수가 되는 꿈을 안고 견뎌왔다.
교수가 되려면 1억원을 내라는 요구도 받았고, 그가 쓴 논문이 다른 교수의 실적으로 둔갑하기도 했다.
우리 시대의 시간강사.
시간강사 제도가 생긴 98년이후 못숨을 끊은 수많은 지식인들.
그러나 여전히 이 제도는 고쳐지지 않고있다.
현재 5만7천여명에 이르는 시간강사.
30대에서 50대에 이르기 까지 이제 그 연령 폭은 늘어만 가고
시간 강사가 맡고있는 강좌가 30%에서 50%까지 이르는 현실.
하지만 평균 연봉은 전임강사 교수의 10분의 1 수준이다.
13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 KBS1 취재파일 4321은 시청자들에게 물었다.
”진정 그 피해자는 누구인가?”
많은 강사들의 목숨이 희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슴 찡한 이야기였다.
현실 파헤쳐 시간강사의 비참한 실태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시사 프로그램의 유익성이 돋보인다.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rornfl84@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