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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제’로 맞짱뜬 KT-SKT, 주도권 다툼 “밀리면 끝장”

작성 2010.08.01 00:00 ㅣ 수정 2010.08.0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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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NTN 김수연 기자] 첫 포문은 SK텔레콤이 먼저 열었다. 지난달 14일 SK텔레콤의 정만원 사장은 간담회를 열고 8월초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KT가 도입한 ‘와이파이 무료제공 요금제’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파격적인 요금제는 시작부터 이전투구로 얼룩지고 있다.

KT의 표현명 사장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KT 한 고위 임원은 “제살깎기의 결정판이다. 다함께 죽자는 얘기”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SKT는 “실효성이 없는 것은 오히려 와이파이에 의존한 KT의 요금제”라며 즉각 반격에 나서고 있다. 아이폰의 국내 상륙으로 한바탕 신경전을 치렀던 국내 1,2위 통신사업자 간 2차 대전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무기는 ‘스마트폰 요금제’, 고지는 ‘무선 데이터 시장 주도권’이다.

◆KT ‘와이파이 무료제공 요금제’ VS SKT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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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내민 카드는 ‘와이파이’(무선랜)다. KT는 자사 스마트폰 고객이 와이파이존에서 무선 데이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무료로 제공되는 데이터 용량도 이월해서 쓸 수 있게 했다. KT의 스마트폰 고객들의 대다수는 매월 제공되는 무료 데이터용량을 다 쓰지도 못하고 이월해서 쓰고 있다. 2만 7000여 곳에 달하는 KT의 와이파이존이 있기 때문이다. 표현명 사장이 지난달 27일 간담회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도 ‘와이파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SKT의 경우, 와이파이 경쟁력면에서 KT에 수적으로 열세다. 현재 SKT가 구축한 와이파이존은 5000여 곳으로 KT의 1/5 정도에 불과하다. 연말까지 1만5000곳으로 확대 구축한다지만 KT가 내년 연말까지 10만 개의 와이파이존을 구축할 계획이어서 SKT에는 ‘무선랜 따라잡기’가 아닌 다른 전략이 요구된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나온 궁여지책이다.

SKT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골자는 5만5000원짜리 요금제부터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로 SKT 고객은 와이파이존을 찾아다닐 것 없이3G(WCDMA) 상태로 인터넷, 검색, 동영상 등 무선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T는 이 요금제로 ‘데이터 사용은 와이파이 신호 잡히는 곳에서’라는 고객 인식을 뒤집어보겠다는 심산이다. 이를 위해 SKT는 추가로 할당받은 2.1GHz 주파수를 3G망 확대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SKT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의 폭증을 와이파이가 아닌 3G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KT “실효성 의문”, SKT “가입 고객이 말해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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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이러한 SKT의 요금제를 두고 한참 처진 와이파이 경쟁력을 커버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KT 이인원 홍보팀 차장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대해 “지금보다 만원 더 내고 쓰라는 얘기를 그럴 듯하게 포장한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통신사 고객들의 대부분이 4만 5000원 요금제에 가입해 있으며 또 이들 중 대다수가 매월 무료로 할당받는 데이터 용량을 다 쓰지도 못하고 이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SKT가 고객들에게 다 쓰지도 못할 데이터 용량을 ‘무제한’ 이라는 포장까지 곁들여 인심 쓰듯 건내고 만 원씩 더 받아 챙기는 형국이라는 것이 KT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SKT가 발끈했다. SKT 김영범 매니저는 “자사 고객 가운데 4만 5000원 이하의 요금제(올인원 35, 45)에 가입한 고객들이 50%를 조금 넘는다”며 “바꿔 말하면 올인원55(5만 5000원) 이상을 쓰는 고객도 그만큼 된다는 얘기고, 10명 중 4명이 올인원55 이상을 쓰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KT측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올인원 65, 80, 95 등을 쓰던 고객들이 올인원55로 너무 많이 전환할까 봐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올인원65를 쓰던 고객의 경우 올인원55 요금제로 갈아타면 만원을 덜 내고도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니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 이대로라면 KT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해진다.

◆일일 기준 사용량 제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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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측은 또 SKT가 ‘무제한’이라고 이름붙인 요금제에 ‘요금제별 일일 기준 사용량’을 두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SKT는 올인원55(70MB), 올인원65(100MB), 올인원80(150MB), 올인원90넘버원(200MB) 등 요금제에 따라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양을 제한한다는 것. 제한되는 서비스는 VOD(동영상 서비스)/MOD(음악 서비스)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이에 SKT측은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만일의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갖고 마치 일반적인 경우인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는 것. SKT 관계자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단점은 소수의 해비(heavy) 유저가 데이터를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며 “전파는 모든 사람들이 공유해서 써야 하는 공공재인데 현재 데이터 이용 실태를 보면 해비 유저가 50~60%를 독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3G망은 데이터와 음성통화를 같이 사용하기 때문에 데이터 사용자 폭증으로 과부하 현상이 일어날 경우 음성통화 품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이를 대비해 ‘요금제별 일일 기준 사용량’이라는 항목을 두게 됐다는 게 SKT의 설명이다. 특정 기지국에 과부하 현상이 발생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 데이터를 다량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 그 사용자에게만 ‘일일 데이터 사용량 제한규정’이 적용된다.

실제로 영국,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도 이를 제한하는 공정이용정책(Fair Usage Policy)을 두고 있다. 영국의 오렌지는 지난해 11월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트래픽 폭주에 대한 대비책으로 750MB의 공정이용정책을 약관에 명시하고 있다.

한편 KT의 경우 3G 망을 통한 무선 데이터 이용에 대해서는 요금제를 통해 적정 수준에서 데이터 트래픽을 제한하고 있다.

◆와이파이냐, 3G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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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경쟁사 요금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또 다른 근거는 고객의 ‘와이파이 니즈’다. KT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3G(2~3Mbps)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월등히 빠른 와이파이(100Mbps)를 선호한다”며 “3G를 이용해 대용량 데이터를 받을 경우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를 이동할 때는 전송 끊김 현상까지 나타나 고객의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도 와이파이존을 더 구축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SKT가 고객의 무선 데이터 이용 패턴을 알면서도 역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SKT는 “와이파이가 속도면에서 월등하다는 주장은 일정부분 인정한다”면서도 “와이파이도 동시 접속자가 많으면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전송의 끊김 현상은 오히려 와이파이가 더 두드러진다”며 “와이파이는 스팟(SPOT)개념이라 와이파이존을 벗어나면 바로 끊기지만 3G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나 터진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기지국 얘기를 하는데 SKT가 3G망을 촘촘히 구축하기 때문에 고객이 기지국 간 이동 순간을 잘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SKT는 또 KT의 3G 주파수 대역이 포화상태라고 언급하며 KT가 와이파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배경을 지적했다. KT는 “2G 가입자의 3G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KT의 주파수 빈곤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T가 3G 무선 데이터 대역폭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다.

한편 KT는 올해 초 추가 주파수 할당을 통해 900MHz 대역을 확보 했으나 이 주파수 대역은 향후 4G 통신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에 사용될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newsyouth@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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