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다른 마을 남자와 사랑에 빠져?”
인도의 한 외딴 마을에 사는 소녀가 다른 마을에 사는 남성과 사랑에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싱가포르 신문 아시아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인도 벵골에서 8km 떨어진 한 마을의 길거리에서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17세 소녀가 마을 사내들로부터 모진 매질을 당했다.
폭행 이유는 마을을 벗어나 사랑을 키웠다는 것. 다른 마을에 사는 20대 남성과 결혼을 약속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 마을 사내 10여 명이 소녀를 때렸다.
무자비한 폭행도 모자라 이들은 소녀의 옷을 벗겼다. 실오라기도 걸치지 못한 소녀는 수치심에 눈물을 흘리며 마을을 돌았고 주민 수백명은 지켜만 볼 뿐이었다.
자칫 묻힐 뻔한 이 충격적인 사건은 당시 촬영한 영상이 인터넷에 오르면서 관심을 끌었다. 알몸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모욕을 당하는 모습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분개를 사기 충분했다.
인도 경찰은 최근에야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 마을의 자치기구인 빤짜야뜨(Panchayat)가 이 사건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정황을 포착했다.
인권을 훼손한 이 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지난 2일(현지시간) 빤짜야뜨의 수장의 아들을 포함한 마을 청년 5명을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
사진=문제의 영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