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런던통신] ‘만능 미드필더’ 박지성의 미친 존재감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한 마디로 박지성(29)의 ‘원맨쇼’였다.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지던 전반 종료직전 선제골을 뽑아내며 팀에 리드를 선사했고, 1-1로 홈에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던 후반 추가시간에는 환상적인 돌파와 통쾌한 슈팅으로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웨인 루니, 나니, 라이언 긱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없는 맨유의 에이스는 ‘미친 존재감’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을 향한 영국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리버풀의 페르난도 토레스가 더 멋진 골을 성공시키며 토요일 천하로 끝이 났지만, 박지성의 두 골이 프리미어리그 우승 판도에 미친 영향은 생각 보다 컸다. 라이벌 첼시와 아스날이 각각 리버풀과 뉴캐슬에 발목을 붙잡히며 승점 추가에 실패한 사이 맨유는 박지성의 맹활약에 힘입어 아스날을 제침과 동시에 선두 첼시와의 승점 차이를 2점으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은 전반과 후반 막판 한 골씩을 넣는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오늘 뿐만 아니라 최근 맨유의 최고 선수다”라며 박지성의 활약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박지성은 맨유 선수 대부분이 부진한 가운데 가장 눈에 띠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경기장 곳곳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 수비형 윙어, 공격수가 되다

그동안 맨유에서 박지성은 공수에 밸런스를 유지하는 수비형 윙어로 활약해 왔다. 리오넬 메시의 바로셀로나를 상대할 때는 측면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맡았고, 안드레아 피를로의 AC밀란과 맞붙을 때에는 중앙으로 이동해 상대의 연결고리를 사전에 차단했다. 때문에 늘 주변을 맴돌 수밖에 없었다. 패스는 스콜스와 캐릭의 몫이었고, 슈팅은 루니와 나니(지금은 타 클럽으로 이적한 호날두와 테베스)가 독차지 했다.

그러나 최근의 박지성은 다르다. 패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문전에서 적극적인 슈팅을 시도하는 등 매우 능동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과거, 볼을 잡자마자 재빨리 동료에게 패스를 하고 아무도 찔러주지 않는 빈 공간으로 파고드는 움직임 대신, 스스로 활로를 개척하고 찬스 시에는 마무리까지 짓고 있다. 박지성의 장점이자 약점이었던 ‘지나친 이타주의’에서 조금은 벗어난 모습이다.

▲ 센트럴 팍(Central Park)의 역할 변화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박지성의 패스 성공률이다. 늘어난 슈팅 숫자만큼이나 박지성의 패스 성공률 역시 눈에 띠게 높아졌다. 지난 부르사스포르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90%가 넘는 성공률을 자랑했고, 울버햄턴전에서도 88%를 기록했다. 단순히 성공률만 높아진 것이 아니다. 전체적인 패스의 숫자도 과거 기록을 압도한다.

이처럼 박지성의 패스 성공률이 눈에 띠게 높아진 이유는 달라진 역할 때문이다. 올 시즌 박지성은 측면 보다 중앙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인데, 1)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과 2) 박지성의 스피드 저하가 그 이유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중앙으로 자주 이동시켜 중원을 두텁게 함과 동시에 그의 공간 침투 능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 맨유 중원의 ‘미친 존재감’

현재 퍼거슨 감독에게 ‘박지성 카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요 요소가 됐다. 박지성이 루니 처럼 연봉을 올려 달라며 때 쓰지 않는 이상, 당분간 박지성 대신 에브라를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경기 도중 언제든지 포지션 이동이 가능한 박지성은 교체 카드보다 더 유용한 옵션이다. 그는 측면이면 측면, 중앙이면 중앙 그리고 올버햄턴전과 같이 때론 최전방 공격수 역할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물론 시즌은 길고 박지성의 바이오리듬 또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한 경기를 잘해도 다음 경기에서 부진하면 곧바로 외면 받는 것이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가올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 매치가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여전히 루니와 나니 그리고 긱스는 없다. 과연, 박지성은 또 다시 ‘맨유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축구 팬들의 시선이 박지성에게 집중되고 있다.

사진= 데일리 스타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고질라’ 악어도 못 막았다…美, 괴물 비단뱀에 결국 인간
  • “짧은 치마가 문제?”…골프장서 불붙은 복장 논쟁, SNS
  • 삶은 달걀 하나로 인생 역전…9일 만에 팔로워 400만 된
  • “공장 안에서 동시에 찍혔다”…北 미사일, 무슨 일이 벌어졌
  • “화물선이 전투함으로?”…中 갑판 가득 미사일, 이게 끝일까
  • 한 끼 200만 원 쓰던 SNS ‘금수저’, 정체는 지인 2
  • 직원 한 명당 21억 원 파격…업계 보상 기준 뒤집은 오픈A
  • KO패 유튜버는 돈 과시, 승리한 조슈아는 사고로 병원행
  • ‘상선’ 무장하는 중국…“미사일 발사대·레이더까지 달았다”
  • “강철비 쏟아진다”…美, 北 접경에 투입된 ‘두 배 화력’은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