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이 됐으나 아버지의 반대로 번번이 결혼을 하지 못했던 40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아버지를 상대로 후견인 권리 박탈 소송을 제기해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대부분 미혼여성은 친아버지에게 후견인 권리(Guardianship)가 있기 때문에 아버지 동의가 없이 결혼하는 건 불법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메디나에 사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42세 여의사는 자신의 결혼식을 번번이 거부해온 아버지를 상대로 2008년 고소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불복종운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오히려 감옥에 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국제 인권단체의 강력한 항의로 그녀는 6개월 만에 출소했지만 아버지의 보복이 두려워 현재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을 위한 보호소에서 몸을 숨기고 있다.
이 여성에 따르면 내년 43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아버지는 자신은 물론 30대 후반인 여동생 4명이 모두 결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신체적 학대까지 가하면서도 이 여성이 벌어들이는 돈은 자신이 몽땅 쓰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후견인제도는 모든 여성은 아버지나 남편 등 남성후견인의 재정적·신체적 보호를 받도록 한다. 하지만 남녀차별적인 법 때문에 여성은 맘대로 여행을 가거나 휴대전화기를 살 수도 없으며, 심지어 복종을 하지 않을 경우 후견에게 맞아도 호소할 수 없다.
여성인권 운동가 라드와 유세프는 “2009년 이후 후견인 권리 취소 요청이 5400건이나 있었을 정도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여성에 대한 보호가 아닌 남성의 횡포로 이 권리가 변질되고 있어 제제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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