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길거리에서 40년 넘게 구걸을 해온 인도남성이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평범한 여성이 최초의 대통령이 되는 SBS 드라마 ‘대물’을 연상케 해 눈길을 모은다.
인도 영자신문 타임즈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사하워 샤(Sahawar Sha)에 사는 나트 나라얀(70)은 지난달 열린 선거에서 이겨 이 마을의 그램 프라단(Gram pradhan)으로 선출됐다.
그램 프라단은 마을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직책으로, 나라얀 당선자는 앞으로 마을의 거의 모든 행정적 사안에 대한 결정권을 갖게 된다고 현지 신문들은 설명했다.
40년 넘게 구걸만 해온 노인이 어떻게 갑자기 정치인이 됐을까. 주민들은 같은 마을에서 오랫동안 구걸하면서 엿보인 현명한 면모에 매료돼 그를 대표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식 4명과 손자 14명을 둔 나라얀은 “한 번도 정치인이 되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지만 나를 믿어준 마을 사람들은 큰 자신감을 줬다.”고 말했다.
월등한 학력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쟁쟁한 후보 6명과 나란히 선거에 출마한 나라얀은 “마을에 여성들을 위한 전용화장실을 만들겠다.”, “청렴하게 마을 행정을 운영 하겠다.” 등 공약을 내세워 선거자금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당선됐다.
나라얀은 당선 됐지만 거지생활을 청산할 생각은 없다. 그는 “전만큼 자주는 아니겠지만 계속 구걸을 할 것이다. 나라에서 받는 모든 월급은 모두 마을 발전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말해 주민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다.
사진=리베르타티아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