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마리 넘는 고래들이 해안가로 헤엄쳐 나와 떼죽음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뉴질랜드에서 또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뉴질랜드 남(南)섬에 속한 스튜어트 섬 해안가에 지난 19일(현지시간) 고래 107마리가 배를 드러낸 채 사경을 헤매고 있는 채 발견됐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대부분은 이미 죽은 상태였다.
이번에 변을 당한 고래들은 뉴질랜드 근해에 주로 서식하는 거두고래(Pilot Whale). 집단생활을 하는 특성이 있는 고래들이 떼 지어 해안가로 몰려든 것으로 추정된다.
뉴질랜드 환경보존국(DOC)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고래들을 바다로 되돌리려고 온 힘을 쏟았으나 폭풍으로 물살이 거칠어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발견 당시 목숨이 붙어 있었던 48마리마저 살 가능성이 희박해 안락사 조치 됐다.
환경보존국 관계자 브랜드 비번은 “발견 당시 12시간 가까이 해안가에 방치된 상태였으며, 폭풍 때문에 구조작업이 어려웠다.”면서 “안락사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살 가능성이 희박한 고래들이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힘든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해변에서 고래 집단죽음이 발생한 건 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달 북(北)섬에서 거두고래 24마리 해안가에서 죽었으며 2009년 12월에도 골든베이와 동해에서 각각 두차례 비슷한 현상이 벌어져 120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고래들의 떼죽음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 원인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다. 과학자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거두고래 떼의 우두머리들이 해안가로 무리를 잘못 이끌고 있다.”고만 추측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지구 온난화의 재앙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