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 실시된 실험을 통해 쌍둥이가 어느 정도 교감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캐나다에 사는 한 여성 샴쌍둥이는 ‘교감’을 넘어 서로의 생각까지 읽는 특별한 능력을 가져 의료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
머리 일부분이 붙은 ‘두개골결합체 쌍둥이’ 크리스티나와 타티아나(4) 자매는 신체 구조상 서로를 직접 볼 순 없지만 건강하고 사이좋게 자라고 있다. 최근 둘이 서로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실이 밝혀졌다.
어머니 펠리시아 심스(26)는 얼마 전 크리스티나가 케첩을 먹자 타티아나가 보지도 않고 눈살을 찌푸리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케첩을 지독히 싫어하는 타티아나가 크리스티나가 먹는 케첩의 맛을 느낄 수 있었던 것.
실험 결과 자매는 신경충격을 대뇌피질로 전달하는 ‘시상’이란 부분을 서로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크리스티나는 눈을 감고 있지만, 타티아나가 인형을 보면 그 사물을 직접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것.
또 이들은 생각 뿐 아니라 감정도 공유하기 때문에 한명이 아프면 다른 한명도 그 고통을 느낄 수 있다. 토드 페인버그 교수는 “이들은 뇌의 특정부분 공유로 교감을 넘어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쌍둥이”라면서 “한명이 주사를 맞으면 그렇지 않은 소녀도 울음을 터뜨린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두개골결합체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2500만 쌍둥이 가운데 한쌍 꼴로 매우 희박하며, 뇌를 공유해 같은 생각을 가질 확률은 더욱 드물다. 크리스티나와 타티아나는 ‘기적의 쌍둥이’로 불리지만 부모는 최대한 평범하게 딸들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심스는 “그들이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건 놀랍지만, 둘이 건강하고 평범하게만 자란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소망을 밝혔다.
한편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두개골결합체 쌍둥이는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태어난 로리와 레바 스카펠(49)이다. 분리수술을 거부한 이들은 별 문제없이 살고 있으며 특히 레바는 컨트리 싱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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