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전체가 거대한 평지로 이뤄진 네덜란드에 거대한 산이 들어설까. 고층건물을 세우듯이 인공적으로 산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네덜란드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인공 산 프로젝트’는 네덜란드의 한 언론인이 한 농담에서 시작됐다. 티지 조네벨트(30)는 지난 5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우리도 슬로프와 초원, 마을이 있는 산을 창조하자.”는 장난 섞인 주장을 펼쳤는데, 이것이 의외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것.
조네벨트는 “진지하게 한 말이 아니었지만 의외로 적극 검토해보자는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면서 “계산을 해봤을 때 인공 산을 짓는 일은 아주 허황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농지가 전체의 50%가 넘는 네덜란드는 가장 높은 지역이 323m에 불과할 정도로 평평하다.
인공 산 지지자들은 “네덜란드에 번듯한 산이 들어서면 다른 나라로 스키여행이나 등산을 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기대하는 인공 산의 규모는 폭 5km에 높이가 무려 1~2km로, 두바이에 있는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828m)보다 더 높다.
사업을 실현시키는 데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최대 300조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 이를 위해 조네벨트 측은 스키협회와 산악 스포츠협회, 건설 기업 등과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그는 인공 산 프로젝트가 네덜란드의 관광산업은 물론 신재생 에너지로도 활용돼 부동산 경기부양과 고용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것이 극복해야 할 점도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걸림돌을 극복하면 분명 큰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100%자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공 산을 짓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독일인 건축가는 베를린에 있는 옛 템펠호프공항 터에 1000m 높이의 산을 만들자고 주장한 바 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