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애꿎은 동물들이 굶어죽을 위기에 몰렸다.
스페인 도시 헤레스의 가장 인기 있는 명소로 꼽히는 동물원에서 동물들이 배를 곯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동물원을 운영해온 도시 헤레스는 현재 파산 상태다. 경찰, 보건종사자, 소방관 등 공무원에겐 월급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물원에 살고 있는 동물들에게 먹을거리를 주는 게 어려워진 건 당연한 일. 익명을 요구한 시 관계자는 “동물원에 고기를 공급하던 업자들이 돈을 받기 어려울 줄 알고 납품을 거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을 못하는 동물들은 표현을 못해 집단행동을 못하고(?) 있지만 동물원 직원들은 이미 여러 번 시청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한 직원은 “냉장고가 평소의 절반밖에 차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4개월째 시로부터 전혀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 지방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얻어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단기내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헤레스는 재정위기에 빠진 스페인에서도 가장 위기가 심각한 도시 중 하나다. 재정위기로 경제활동인구의 23%가 일자리를 잃었고, 청년 2명 중 1명은 실업자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