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길거리서 父영정 든 9세·4세 남매 사연 ‘눈물’

작성 2012.05.29 00:00 ㅣ 수정 2012.06.1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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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한복판에서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놓고 도움을 요청하는 9세·4세 남매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중국 시안완바오의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샨시성 셴양시의 한 거리에는 아버지 영정사진 옆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도움을 호소하는 남매가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숨진 남매의 아버지인 장(蒋)씨는 본래 쓰촨성 출신으로,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홀로 고아 2명을 입양해 키워왔다. 이후 장애가 있는 아내를 만나 결혼해 아들을 낳고 가족을 이끌어왔지만, 지난 21일 오전 자동차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은 뒤 26일 사망했다.

거리에 나온 9세 남자아이는 장씨의 친아들, 4세 여자아이는 장씨의 수양딸이며 두 아이는 아버지의 사망으로 장례식조차 치르지 못할 뿐 아니라 장애로 누워있는 어머니의 끼니조차 준비할 수 없을만큼 어려운 환경에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중국 호적제도에 따라, 아버지 장씨의 호적이 쓰촨성으로 기록돼 있어 장씨의 자녀들은 아직까지 초등학교 입학도 하지 못한 상태다.

사연을 접한 행인들은 길거리에 앉은 아이들에게 기부를 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감사의 뜻으로 한 시민의 도움을 얻어 ‘사랑의 기부 명단’을 작성, 이를 자신들이 앉아있는 길거리의 공중화장실 벽에 크게 적어 붙여놓았다.

아이들을 도운 시민은 “아이들이 이렇게라도 기부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기에 도와줬을 뿐”이라면서 “사회 각계가 나서서 이 불쌍한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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