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조건으로는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 기존에 남성은 여성의 외모를, 여성은 경제력 있는 남성을 바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날 남녀평등이 일반화된 서양 사회에서는 오히려 남성이 여성의 지적 능력을 중시하는 반면, 여성은 남성의 외모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영국 선데이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영국 요크대학 연구진이 세계 30여 개국의 1만 2,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배우자에 요구하는 조건을 질문한 뒤 그 답변을 남녀 격차를 측정한 ‘성 격차 지수’를 기준으로 통계를 냈다.
성 격차 지수는 세계 135개국에서 교육과 의료의 기회, 정치와 경제,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에 있어서의 성별 격차를 수치화해 국가별 순위로 보여준다.
연구진에 따르면 남녀 평등이 일반화된 나라일수록 남성은 여성의 지적인 면을 요구하는 비율이 높아진 반면, 여성은 남성의 외모를 중점에 두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고 있는 나라에서는 여전히 남성은 여성의 외모와 가정적인 면을, 여성은 남성의 경제력을 본다는 기존 의견이 많았다.
통계를 낸 요크대 심리학 교수 마르셀 젠트너 박사는 “과거 남성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아이를 낳아 길러줄 배우자의 여성스러움, 즉 외모와 가정적임 등에 이끌렸으며 여성은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남성에 이끌려 왔지만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 진출로 성별에 따른 역할 분담의 필요성이 없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면 영국에서도 지난 15년 동안 여성이 일하고 남성이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가정이 3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현대인의 가치관에 반영돼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1년 성 격차 지수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135개국 중에서 107위로 낮은 순위에 있다. 즉 상위권에 있는 영국을 비롯한 서양 각국에 비해 여전히 남녀 차이가 크다는 것이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심리과학 학술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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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