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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용의자X’ 류승범이 말하는 ‘헌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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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당신은 어디까지 할 수 있습니까? 이것은…사랑입니까?

천재수학자 ‘석고’(류승범 분)는 완전수의 아름다움에 빠져 수학만이 전부라 생각하고 살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퇴보해가는 자신의 두뇌에 좌절한다.

하지만 옆집으로 이사 온 화선(이요원 분)을 본 뒤 그녀를 삶의 전부로 생각하며 남몰래 마음에 품었다가, 화선이 우발적으로 전 남편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를 위한 치밀한 알리바이를 설계한다.

‘용의자X’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 ‘용의자X의 헌신’보다 훨씬 더 ‘헌신’을 강조한다. 원작이 쫓고 쫓기는 추리에 중점을 뒀다면, ‘용의자X’는 주인공 석고의 심리와 사랑을 묘사하는데 훨씬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천재수학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만든 알리바이는 ‘비교적 완벽한 편’이나 무릎을 칠 정도로 치밀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은, 결국 이 영화가 스릴러 장르의 가면을 쓴 멜로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멜로라고 치부하기엔 감정선이 다소 거칠다는 것. 곳곳에 사건과 관련한 복선이 깔려있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설명해 줄 만한 단서는 부족하다.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민범(조진웅 분)이 갑작스럽게 적대적인 시선을 거두고 석고와 화선 사이의 매개체가 되어주는 것 역시 이 영화의 치밀하지 못한 감정 복선을 방증한다. 석고와 화선 두 사람의 감정 역시 지나치게 절제돼 있다.

천재 수학자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 있지만, 배우의 천부적인 연기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영화 속에서 류승범의 동선은 길지 않다. 움츠린 어깨, 좁지도 넓지도 않은 보폭, 자세히 봐도 알아채기 힘들 듯한 미세한 표정변화 등 그가 극 속에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도구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류승범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관객에게 전달한다. 그는 그저 가만히 서서 허공을 응시할 뿐인데 보는 이들은 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 마치 마법처럼.

어쩌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그래서 더욱 간절해지는 ‘헌신적인 사랑’을 그린 영화 ‘용의자X’는 18일 관객과 만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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