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프리뷰]성상납 그린 ‘노리개’ 충격적인 이유

작성 2013.04.12 00:00 ㅣ 수정 2013.04.12 17:34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세계 이슈 케챱 케챱 유튜브 케챱 틱톡 케챱 인스타그램
확대보기
▲ 영화 ‘노리개’ 한 장면
노리개. 사전적 의미중 하나는 ‘심심풀이로 가지고 노는 물건’이다. 예전 같았다면 장난감을 연상했겠지만, 지금은 ‘노리개’ 하면 많은 사람들이 ‘성(性)노리개’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린다. 특히 장난삼아 가지고 노는 여성을 뜻하는 ‘성 노리개’는 몇 년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故장자연 사건을 통해 더욱 친숙한 단어가 됐다.

개봉을 앞둔 영화 ‘노리개’(각본/감독 최승호, 주연 마동석, 이승연, 민지현)는 스타를 꿈꾸다 결국 성 노리개로 전락한 20대 여성의 숨겨진 진실을 그렸다. 이 한 줄의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故장자연 사건을 영화화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배우를 꿈꾸는 25살의 정지희(민지현 분)는 소속사의 외압과 강요로 소속사와 언론사 대표 등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성상납을 한다. 수치심을 견디지 못해 꽃다운 생명은 결국 스스로 지고, 한 기자와 변호인은 권력으로 자신의 죄를 무마하려는 세력에 대항하지만 쉽지 않다.

‘노리개’라는 강한 제목이 암시하듯, 영화는 변태적인 성행위로 여성을 노리개 삼거나 또는 한 여성의 꿈과 희망을 담보 삼아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권력자의 부조리함을 적나라하게 말한다. 특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깊게 드리워진 연예계의 어두운 그림자는 관객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몹쓸 세상’을 탓하게 한다.

법대 출신의 최승호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들이 생각하는 법과 실제 법의 괴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어느 누가 봐도 추악할 뿐인 범죄자, 소위 ‘거물’들은 유유히 수사망과 법망을 빠져나가고 애꿎은 희생자만 영정 사진 속에서 웃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영화는 연예계 성상납이라는 탈을 쓰고 부조리한 세력과 법의 이중성을 이야기 한다.


한때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자극적인 소재를 다뤘지만, 영화는 다소 단편적이고 미지근하게 흐른다. 여배우 자살사건을 쫓는 기자(마동석 분)와 변호사(이승연 분)의 동기나 캐릭터의 임팩트가 시원찮은데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건’이라는 전제 하에 스토리가 진행되다보니 다소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아쉽다.

영화 속 기자는 과거 성상납을 강요받았다는 한 여성에게 “‘이쪽 세계’(연예계)를 잘 모르면서 그저 스타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해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해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이 여성은 “내가 나의 아픈 기억을 꺼내놓는다고 해서 그들이 스타가 되려는 꿈을 접을 것 같냐.”며 씁쓸해한다.

맹목적으로 스타가 되려는 이들도, 꿈을 꾸는 꽃다운 청춘을 무참히 짓밟는 이들도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장면이다. 18일 개봉.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추천! 인기기사
  • “포기란 없다”…비트코인 ‘7600억원 어치’ 실수로 버린
  • 지옥문 열렸나…이란 미사일에 불바다 된 이스라엘 하늘
  • 기적이 일어났다…엄마가 생매장한 신생아, 6시간 만에 구조돼
  • “남편에게 성적 매력 어필해야”…‘12세 소녀-63세 남성’
  • 딸에게 몹쓸짓으로 임신까지...인면수심 남성들에 징역 20년
  • 우크라 드론에 완전히 뚫린 러시아 본토… “자체 생산 드론,
  • 러시아, 발트해 앞마당도 뚫렸다…우크라의 러 함정 타격 성공
  • 美 언론 “KF-21 공중급유 첫 성공, 인상적인 속도로 발
  • 이란의 ‘놀라운’ 미사일 수준…“절반은 국경도 못 넘었다”
  • ‘남성들과 선정적 댄스’ 영상 유출, 왕관 빼앗긴 미인대회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