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응원가이자, 리버풀 팬들의 구단에 대한 사랑을 상징하는 이 문구를, 리버풀의 지역 라이벌인 에버튼 팬이 자신의 몸에 새겼다면 어떨까. 축구에 열광적인 영국을 감안하면 다른 에버튼 팬들이 그를 구타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이 사연의 주인공은 리버풀 팬과 에버튼 팬 모두에게 극찬을 듣고 있다.
이 드물고 감동적인 사연은 이렇다. 에버튼 시즌 티켓을 15년 이상 구매한 자타공인 ‘열혈팬’ 매티 보우만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조지 존슨이라는 4세 소년에 관한 비디오를 보게 됐다. 조지는 정확히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병으로 인해 즉각적인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곧 죽게 될 가능성이 높은 소년이다.
보우만은 조지의 이야기를 읽자마자 본인의 동갑내기 아들을 떠올렸고, 조지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하기로 결심했다. 미국에 있다는 전문의에게 조지를 보내서 치료받게 하기 위해 본인이 무엇을 해야 좋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해낸 것이, 열혈 에버튼 팬인 자신의 몸에 리버풀의 문구를 새기는 것이었다.
보우만은 “저 같은 열광적인 에버튼 팬이 리버풀 문신을 할 정도라면, 이 상황이 얼마나 절박한지 사람들이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나는 평생 리버풀을 증오하며 살았으며 이 문신을 정말 할 것인지에 대해 수차례 다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보우만은 큰 결심을 실행에 옮겼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보우만은 “내 문신이 알려진 뒤 에버튼 팬과 리버풀 팬들이 보여준 반응은 정말 놀라웠다”며 “그들은 모두 내 아이디어가 대단하다고 나를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보우만은 앞으로 에버튼의 경기에 ‘팀 조지’라는 이름이 새겨진 에버튼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설 계획이다. 보우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모금된 금액은 조지의 치료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 사연을 들은 많은 축구팬들이 모금에 나서고 있고 무엇보다 한 소년을 위해 축구팬들이 이렇게 나섰다는 것 자체가 영국은 물론 세계의 축구 팬들에게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첫번째 사진= 등에 리버풀 문신을 새긴 보우만(오른쪽)과 희귀병을 앓는 소년 조지.(데일리메일)
두번째 사진= ‘팀 조지’라는 이름이 새겨진 에버튼 유니폼을 입고 있는 보우만(데일리메일)
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