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 국제해양박물관은 7일 지난달 독일 북부 킬(Kiel) 연안 발트해에서 한 어부가 손편지가 담긴 맥주병을 인양했다고 발표했다.
박물관 소속 홀거 폰 노이호프는 “이만큼 오래된 병 편지가 손상 없이 발견된 것은 확실히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발송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한 결과, 현재 베를린에서 그의 손녀에 해당하는 앙겔라 에르트만(62)이 거주하고 있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무려 101년만에 자신의 외할아버지가 쓴 편지를 접하게 된 에르트만은 “처음엔 너무 놀랍고 믿기 어려웠다”면서 “매우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발송인은 이 편지가 발견되면 베를린에 있는 자신의 집에 보내달라고 적어놓았다. 조사에 따르면 편지의 ‘주인’은 당시 20세였던 리하르트 플라츠라는 남성이며, 그는 1946년에 54세로 사망해 외손녀인 에르트만과는 만난 적이 없었다.
제빵사 아들인 플라츠는 1913년 이 병을 발트해에 던졌으며 우여곡절 끝에 후손인 에트트만에게 이 편지가 도착한 것이라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노이호프는 플라츠가 그 후에 쓴 편지의 필체와 비교한 결과 이 병 편지를 쓴 인물이 플라츠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습기 때문에 잉크로 쓰인 글자 대다수가 읽을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 편지는 해당 박물관에서 오는 5월 1일까지 전시되며, 이후 전문가들이 나머지 메시지의 해독에 도전하게 된다.
한편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병 편지는 1914년에 작성된 것으로, 발견될 때까지 거의 98년간 바닷속에 있었다고 기네스 세계기록(GWR)은 설명하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