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을 카메라로 기록해 공유하려는 ‘강박’이 기억력이 좋지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 메리앤 개리 심리학 교수는 사진 기록 습관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개리 교수팀의 이같은 연구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더불어 카메라가 우리 생활의 일부로 들어온 것과 연관돼 있다. 중요한 행사에 반드시 등장하는 카메라로 순간순간을 기록해 두는 것이 우리 기억력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개리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중요한 순간을 카메라에게 ‘양보’하는 것”이라면서 “정작 이렇게 촬영된 수많은 사진들은 어딘가에 처박히게 된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와 같은 기기에 의존하는 탓에 오히려 우리가 가진 기억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개리 교수는 “각종 기기는 단지 많은 것을 캡쳐해 둘 뿐” 이라면서 “만약 당신이 생일같이 중요한 순간을 계속 카메라로 촬영한다면 결국 플래시와 함께 기억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도 이와 유사한 실험이 진행된 바 있다. 미국 페이필드대 연구팀은 눈으로만 보고 기억하는 것이 사진을 찍고 기억할 때 보다 훨씬 기억에 잘 남는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28명의 대학생을 사진을 찍는 팀과 눈으로만 보고 기억하는 팀으로 나눈 후 미술관 그림 실험을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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