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술을 자주 즐기는 남성은 술을 잘 마시지 않는 아들을 낳을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팀은 실험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그중 한 그룹의 수컷 실험쥐를 면허정지 수준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유발하는 에탄올 증기에 5주간 노출시킨 후 술을 마시지 않은 암컷쥐와 교배를 시켰다.
또 다른 그룹의 수컷 쥐에게는 에탄올 노출(알코올)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암컷 쥐와 교배를 시켰다.
그 결과 에탄올 증기에 노출된 수컷 쥐에게서 태어난 수컷 새끼 쥐는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유독 알코올을 멀리하는 경향을 보였다.
심지어 물보다 알코올을 마시기에 유리한 상황에 놓았을 때에도, 알코올을 적게 섭취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또 알코올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쥐에게서 태어난 새끼는 운동제어 능력 등에도 영향을 받는 등 알코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알코올 노출 쥐에게서 태어난 암컷 새끼 쥐에게서는 이러한 영향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알코올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쥐에게서 태어난 새끼들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알코올과 관련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그레그 호매닉스 박사는 “이번 쥐 실험은 아버지의 알코올 유전자가 전혀 술을 마시지 못하거나 술을 즐기지 않는 아들을 낳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면서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영향이 딸에게는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실험의 목표는 왜 아버지의 알코올 유전자가 딸에게는 반응하지 않는지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