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으로 바늘이 도는 시계가 등장했다.
볼리비아 의회당에 반대방향으로 가는 대형 시계가 설치됐다. 볼리비아 정부는 “남미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시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비판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볼리비아 의회당은 1905년에 완공된 스페인풍의 건물이다.
건물 꼭대기에는 처음부터 대형 시계가 설치돼 있었지만 최근 볼리비아 정부는 시계를 교체했다.
일명 ‘거꾸로 가는 시계’로 불리는 이 시계는 바늘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돈다.
숫자도 거꾸로 표시돼 있다. 11시가 표시돼 있어야 할 곳에 1시, 10시가 표시돼 있어야 할 곳에는 2시가 표시돼 있는 식이다. 거꾸로 가지만 맞긴 맞는 시계인 셈이다.
의회당 시계가 바뀌자 거센 논란에 불이 붙었다.
거꾸로 가는 시계에 대해 “취지를 막론하고 웃기는 발상”이라는 비판이 쇄도하자 볼리비아 의회와 정부는 반론에 나섰다.
마르셀로 엘리오 하원의장은 “거꾸로 가는 시계는 남미의 정체성과 관계가 있다.”면서 “남미인에게 북쪽은 남쪽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반구가 만든 세계질서 대신 남미에서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우니베르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