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학전문 기가진은 3일(현지시간) 과거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바퀴벌레가 살아가기 위해 사회성을 갖고 행동하며 의사소통한다는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 호세 할로이 박사팀의 연구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바퀴벌레는 소리가 아니라 페로몬과 같은 화학물질이나 더듬이를 사용해 개체 간에 대화한다.
할로이 박사는 “바퀴벌레는 다른 바퀴벌레와 우연히 만났을 때 매우 정교하고 민감한 코와 같은 역할을 하는 촉각을 사용해 상대가 자신과 같은 집단에 속하는지 확인한다”며 더듬이로 다른 개체를 인식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연구팀은 이런 바퀴벌레가 집단생활 속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지 조사하는 실험을 했다. 이 실험은 하나의 커다란 공간에 바퀴벌레가 숨을 수 있는 3개의 공간을 만들고 그 위에 바퀴벌레들을 풀어놨을 때 이들이 어떻게 자신들을 그룹화해 공간으로 들어가는지 확인한 것.
연구팀은 각각 바퀴벌레 40마리쯤 들어갈 수 있는 3개의 공간을 배치한 곳에 50마리의 바퀴벌레를 풀어줬다. 그러자 이들 바퀴벌레는 곧바로 숨지 않고 우선 더듬이를 사용해 서로 의사소통을 진행했다.
이후 먼저 25마리가 하나의 공간에, 나머지 25마리가 또 하나의 공간에 들어갔고 남은 공간에는 한 마리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다음으로 연구팀은 3개의 공간을 넓혀 50마리 이상의 바퀴벌레가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50마리의 바퀴벌레는 모두 하나의 공간에 들어간 것이다.
이를 지켜본 연구팀은 “이 결과로 바퀴벌레의 소통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과 경쟁이라는 두 요소를 매우 균형 있게 다루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할로이 박사에 따르면 무리를 만드는 습성이 있는 바퀴벌레는 생식 활동의 기회를 늘리거나 음식과 주거 등 삶에 필수적인 것들을 공유하거나 서로 모여 습기가 마르는 것을 막는 등 그룹 생활을 통해 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 이런 점을 최대한 얻기 위해 의사소통을 취해 그룹의 크기를 최적화하는 것이 실험으로 밝혀졌다.
그는 “이 실험 결과를 다른 곤충이나 동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무리를 만들어 생활하는 물고기가 어떻게 무리를 나눠 작은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지, 리더가 없지만 그룹을 만드는 동물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