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사망자 숫자만 2,843명으로 집계된 이 대참사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사건 당시 부상자 수습 등을 위해 소방관, 경찰, 자원봉사자 등 1만 3천 명이 넘는 인력들이 현장에 출동해 사태를 수습했지만, 이들에게는 또 다른 고통이 몰려왔다.
이들은 당시 무역센터 붕괴로 인해 발생한 분진 등 강력한 유독성 물질을 흡입했고 이 때문에 치유할 수 없는 고통에 빠지고 말았다. 작년 11월 현재, 이들 중 약 1,140명이 암으로 판정받아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최근 그 수가 2,518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당시 건물 붕괴 현장 있던 이들 구조 인력을 비롯해 6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건물 붕괴에서 나오는 먼지나 화염 연기 등을 마셔 암 등 치명적인 질병에 노출된 것을 알려지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나마 이러한 피해자들이 연방 정부가 마련한 ‘911테러 희생자 보상기금’으로부터 보상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생을 일찍 마감해야 하는 고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한 청문회에서 은퇴한 한 소방관은 자신이 받은 피해에 대한 판정이 시일을 끌자 눈물을 흘리며 “고통이 이렇게 오래갈 줄을 몰랐다”며 “탄광 사고처럼 신속히 진행되기를 바란다”면서 40년을 동고동락한 부인과 손자 등 가족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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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