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부성애가 모성애 못지않게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성애가 부성애보다 강하며, 아버지는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아버지 역시 어머니 만큼 강한 ‘부모정신’으로 어머니를 대신할 수 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 연구팀은 아이를 양육하는 내용을 담은 비디오를 보여준 뒤 남녀 각각의 뇌에서 정서적 네트워트와 심리작용과 관련있는 뇌 부위의 활동을 스캐닝했다.
그 결과 육아에 있어서 자신이 아내보다 뒤쳐진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은 아내에 비해 정서적 반응이 뒤떨어졌지만, 직접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남성의 경우 모성애가 발휘될 때 나타나는 여성의 뇌 반응과 매우 유사한 반응이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사리나 새턴 박사는 “사회적 문화적 변화가 육아에 대한 남성의 몰입도를 높인다”면서 “아버지 역시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아이와 끈끈한 유대관계가 존재하며, 특히 어머니가 부재할 때에는 이러한 ‘능력’이 더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남성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남성이 육아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양육권을 둘러싼 논쟁에서 여성과 비교해 어떤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와 관련해 현대 가족이 다양한 구조 안에서 살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학술원회지(PNAS·Proceeding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