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날, 휴대전화 화면에 찍히는 직장상사의 전화번호가 고공 번지점프·자동차 사고보다 더 두렵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소비자 심리 전문 연구기관 마인드랩 인터내셔널의 창시자 이자 신경과학계 세계적 권위자인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에 의해 진행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국 내 직장인들은 휴일 날 직장에서 보내지는 문자 메시지나 상사의 전화에 번지점프, 차사고 보다 더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 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일정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각종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인식시킨 뒤 최면을 유도해 마음속으로 해당 상황이 실제로 발생된 것처럼 느끼게 환경을 구성했다.
이때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심장박동, 피부 수분 레벨을 측정으로 실시간으로 느껴지는 생리적 스트레스 데이터를 수집했다. 결과를 보면, 참가자들은 휴가지에서 무심코 받는 직장 상사의 전화나 문자 메시지에서 자동차 사고나 번지점프보다 더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장인이 직장에서 보내는 메시지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통계결과는 또 있다. 영국 여행·호텔·항공권 예약 서비스 전문 웹사이트 라스트미닛닷컴(Lastminute.com)이 영국 내 직장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68%에 달하는 직장인들이 휴가지에서 상사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으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상사가 전화를 한 대표적인 이유들도 공개됐다. ‘작업서류를 놔둔 위치가 어디?’, ‘프로젝트 진행 상태는?’, ‘추가업무 지시’, ‘회의 참석 가능한지?’ 등 업무적인 부분부터 ‘컴퓨터를 어떻게 켜는지?’, ‘동료 전화번호 묻기’, ‘심부름 부탁’과 같은 개인적 부분까지 다양했다.
연구를 주도한 루이스 박사는 “해당 연구결과는 미세한 신체적 화학변화까지 반영된 과학적 측정으로 얻어진 것”이라며 “직장에서 별 생각 없이 보낸 메시지도 앞에 ‘상사’, ‘업무’라는 주제가 더해지는 순간, 사람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