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화가 났을 때’ 취해지는 얼굴표정은 특정 국가에 관계없이 전 세계인들에게 보편적인 형태로 나타난다는 주장이 나와 화제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네이처 월드 뉴스는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 캠퍼스, 호주 그리피스 대학 공동 연구진이 “화가 났을 때 얼굴에 사용되는 근육은 일정해 전 세계인들의 분노 표정은 모두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통 국내에서 분노 혹은 화가 났을 때 나타나는 얼굴표정을 생각해보면, 먼저 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이를 꽉 악물며, 콧구멍이 벌름벌름 움직인다. 추가적으로 레이저가 나오는 것처럼 눈빛이 매서워지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는 국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화가 났을 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얼굴표정이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남녀 141명을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평범한 얼굴 표정과 인위적인 변형을 가한 수정 이미지를 각각 보여주면서 각 사진에서 느끼는 차이점을 알아본 것이다.
연구진은 평범한 이미지 1개와 자연스럽게 일부분만 변화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인 수정 이미지 1장을 번갈아 남녀 실험참가자들에게 보여줬다. 예를 들어, 수정 이미지는 광대뼈를 도드라지게 하거나, 이마 높이를 조절 하거나, 턱을 내밀거나, 입을 오므리는 형태로 미세하게 조정됐다. 이후 연구진은 실험참가자들에게 두 이미지 중 어떤 사진에서 더 ‘강한 인상’을 느꼈는지 설문조사했다.
결과를 보면, 실험참가자들은 턱이 들렸거나, 이마가 낮거나 또는 광대뼈가 도드라지게 보이는 경우, 더욱 강한 인상으로 인식했다. 참고로 앞서 제시된 얼굴 변형형태는 전 세계인들이 화가 나거나 분노에 휩싸였을 때 보편적으로 짓는 표정들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화가 난 표정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까닭은 스스로를 ‘강하게’ 인식시키려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얼굴 근육이 모두 일정하기 때문이다. 광대뼈를 도드라지게 하거나, 이마를 낮추고, 입술을 떨고, 턱을 내미는 등 약 7가지의 근육 사용을 통해 ‘분노’를 표하는 것은 전 세계인들의 공통 습관이라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 캠퍼스 인류학과 존 투비 교수는 “앞서 제시된 표정들은 대개 스스로를 상대방으로 하여금 얕잡아 볼 수 없게 만들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진화와 인간행동(Journal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9월호에 게재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