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휴대폰을 훔친 소매치기여자가 현장에서 붙잡혔다. 여자는 끝까지 범행을 부인했지만 훔친 핸드폰에서 수신음이 울리면서 결국 주인에게 휴대폰을 돌려줬다.
사건은 최근 부에노스 아이레스주의 라플라타에서 벌어졌다.
시내버스에서 한 여성이 소매치기에게 다가가 "휴대폰을 내놓으라"고 했다. 휴대폰을 달라는 여자에게 범인은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이냐"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여자는 "네가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꺼내간 걸 다 알고 있다. 돌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소매치기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소매치기는 "선량한 사람을 도둑으로 몬다"고 오히려 화를 냈다. 피해자는 "지금 돌려주면 신고하지 않겠다. 일에 사용하는 휴대폰이라 꼭 필요한 물건"이라고 달래보기도 했지만 소매치기는 "가진 휴대폰이 없다"고 끝까지 발뺌했다.
피해자가 여자의 몸을 더듬어 보려고 하자 "성추행으로 신고하겠다"고 경고했다.
말싸움이 한창 오갈 때였다. 갑자기 여자의 가슴에서 휴대폰 수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피해자 여성에게 전화를 걸면서 소매치기가 꽁꽁 숨긴 휴대폰의 위치가 노출(?)된 것이다.
피해자가 "전화가 울리지 않느냐. 빨리 달라"고 재촉하자 소매치기는 그제야 브래지어 안에서 휴대폰을 1대 꺼내 줬다.
여기에서 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피해자는 "내 휴대폰이 아니다"라고 소리쳤다. 소매치기는 브래지어에서 또 다른 휴대폰을 꺼내 여자에게 던져버렸다.
소매치기는 최소 2대 이상의 휴대폰을 브래지어 안에 숨기고 있었다. 사건은 현장에서 마무리되면서 경찰에 신고되진 않았지만 버스에 타고 있던 한 승객이 동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경찰에 확인했지만 브래지어 소매치기사건은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영상 캡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