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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증, 뇌 전기자극으로 치료 성공 <英연구>

작성 2015.03.30 15:39 ㅣ 수정 2015.03.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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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식증 치료법
사진=포토리아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는 거식증은 비만과 함께 유럽 내에서 ‘골치아픈 질병’으로 통한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의 2011년도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의 거식증 인구는 3.66%, 무려 4만 명에 달하며 특히 15~24세의 젊은 여성 중 거식증을 앓는 인구는 5.14%를 기록했다. 룩셈브루크도 비슷한 수준(전체 인구의 3.56%)으로 조사된 바 있다.

프랑스를 포함해 유럽 각국에서는 타인의 거식증을 유발할 수 있는 깡마른 여성 모델이 패션쇼에 서는 것을 금지하는 등 문제의 심각성은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거식증은 정신과 및 약물을 병행하며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영국에서는 이례적으로 뇌를 직접 자극해 거식증을 고치는 방법이 시도됐다.

영국 옥스퍼드 존 래드클리프 병원(John Radcliffe Hospital) 연구진은 거식증을 앓는 여성 환자의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해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인 ‘중격의지핵’(Nucleus accumbens)을 직접 자극하는 방식을 도입해 임상실험에 나섰다.

이번 수술은 근긴장이상증, 파킨슨병 환자들을 치료할 때 사용되는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을 기본 원리로 실시됐다. 뇌심부자극술은 수술을 통해 와이어형 임플란트를 뇌에 삽입하고 뇌세포에 전기자극을 줘 부적절한 신호를 없애는 수술법이다.

연구진은 보상, 중독 등의 뇌 활동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중격의지핵에 전극이 통하는 와이어를 삽입해 전기 자극을 줌으로서 환자가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수술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거식증이 스스로 뚱뚱하다고 여겨 먹는 것을 거부하는 심리적인 영향이 아닌 더욱 근본적인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라고 인식하고, 이를 물리적이고 직접적인 치료를 통해 해결하려는 연구를 지속해 왔다.


연구를 이끈 티푸 아지즈 교수는 “이 치료법은 거식증 환자가 기존에 알려진 모든 치료 방법에서 어떤 효과도 얻지 못했을 때 실시한다”면서 “일반적으로 뇌수술은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매년 2500명이 심각한 섭식장애로 병원을 찾고 있으며, 이중 약 80%는 거식증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거식증 환자 10명 중 7명이 6개월 이상 병원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중 3%는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에 수술을 받은 여성은 20년 째 거식증을 앓던 39세 킴 롤린스로, 현재 그녀는 정상에 가까운 체중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킴 롤린스를 이을 임상실험 거식증 환자 5명을 더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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