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고양이는 쓰다듬는 것을 싫어한다는 연구가 나와 주목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만 맞는 말인 듯하다.
과학자들이 고양이의 어느 부위를 어루만져야 좋아하는지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특정 부위를 쓰다듬어야 좋아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영국 링컨대 사라 엘리스 박사가 이끈 연구팀이 생후 6개월부터 12세까지의 고양이 34마리를 대상으로 부위별 쓰다듬기 실험을 시행했다.
우선 연구팀은 고양이가 어루만져주면 좋아한다고 알려진 특정 부위 3곳에 주목했다. 이는 냄새샘(취선)이라는 기관으로 입 주위(턱과 뺨), 눈과 귀 사이, 꼬리 부근이다. 또 머리 위나 뒷목, 등 위쪽, 허리 가운데, 가슴, 목까지 총 8곳을 쓰다듬는 실험으로 확인했다.
조건은 고양이 몸을 쓰다듬는 순서를 무작위로, 두 손가락만 사용해 각 부위를 15초 동안만 어루만질 수 있도록 똑같이 정했다. 또 실험에 참여한 고양이들은 언제든지 내키지 않으면 자리를 떠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고양이는 연구원의 손이 꼬리에 가까워질수록 싫어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그다음 실험은 고양이 20마리를 대상으로 했는데 이번에는 실제 주인이 정해진 순서에 따라 쓰다듬도록 했다. 우선 참가자들은 머리에서 허리를 거쳐 꼬리 쪽으로 쓰다듬었고, 또 다른 방법은 역순으로 진행했다.
실험은 어루만지는 방법에는 상관이 없었다. 두 손가락이나 손바닥에 상관없이 원하는 데로 쓰다듬게 했다. 그러자 자리를 피하는 고양이는 총 3마리밖에 되지 않았다.
이 실험 역시 고양이는 꼬리 근처를 만지는 것을 싫어했다. 대신 고양이는 뺨과 턱이나 눈과 귀 사이를 쓰다듬을 때 기분 좋은 듯한 소리와 행동을 보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응용동물행동과학’(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