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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여기자에 공격당한 축구감독 가족의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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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여기자 페트라 라슬로의 공격에 넘어졌던 난민이 시리아의 유명 구단 축구감독 출신 오사마 압둘 모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내전으로 얼룩져야 했던 그의 과거가 재조명되고 있다. 중동 현지언론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오사마의 아들 모하나드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통해 그 가족들이 겪어온 수난을 상세히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버지 오사마가 헝가리 기자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모습을 보며 아들 모하나드(19)는 무력감과 좌절을 느껴야만 했다.

한때 시리아 도시 데이르에조르에 연고를 둔 유명 축구구단의 감독을 맡았던 아버지가 이런 신세에 처하기까지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야기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시리아 데이르에조르 시에서 살던 오사마 가족은 정부군이 도시를 폭격함에 따라 수도인 다마스쿠스로 피난했다. 그러나 아버지 오사마는 고향을 떠나지 못했고 대신 2주에 한 번씩 가족들을 찾아와 안부를 확인하곤 했다.

피난길에 오르기 전 정부군에 의해 총상을 입었던 아들 모하나드는 다마스쿠스에서 치료를 받았고, 그가 완치되자 가족들은 다시 도시를 떠나 이번에는 국경을 넘어 터키로 향했다. 이 시점까지도 아버지는 고향에서 지내고 있었지만 도시가 이슬람국가(IS)에 침공 당하자 결국 모든 것을 버린 채 터키로 넘어와 가족들과 재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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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 가족들은 고향보다 높은 물가에 허덕였고 아버지 오사마는 일거리를 찾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맏이 모하나드와 두 동생 모하메드(17), 자이드(7)는 모두 최소한의 교육은커녕 생존을 위협당해야 했다.

이 상황에서 맨 처음 터키를 벗어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둘째 모하메드였다. 8개월 전 그는 이탈리아를 경유해 독일 땅을 밟는데 성공했다. 이후 아버지는 모하나드와 어머니를 터키에 둔 채 자이드를 데리고 모하메드의 뒤를 따랐다. 한시라도 빨리 막내 아들에게 안정적 삶을 돌려주고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였다.

부자는 세 번의 시도 끝에 그리스에 입국했으며 그 다음 마케도니아를 거쳐 헝가리 접경국가인 세르비아에 도착했다. 그리고 국경을 넘으려던 중 헝가리 여기자에게 공격당한 이번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아들 모하나드는 "왜 헝가리 여기자가 아버지와 막내에게 그러한 적개심과 증오를 표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면서 "기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독재가 몸은 다치게 했을지언정 혼은 해치지 못했다" 면서 "나 또한 이민자들에게 기회를 약속하는 독일을 찾아 배움을 이어갈 예정" 이라고 덧붙였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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