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비가 내려 우산 없이 뛰어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비가 내릴 때 최대한 젖지 않으려면 뛰어야 할까. 아니면 걸어야 할까.
그에 관한 답을 쉽게 설명해주는 영상 한편이 있어 소개한다.
‘미니츠피직스’(MinutePhysics)라는 유명 유튜브 채널에 수년 전부터 공개돼 있는 이 영상은 꾸준한 방문으로 지금까지 661만 명이 넘는 사람이 감상했다.
특히 이 영상은 우리말 자막도 지원하고 있어 보고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다.
다음은 영상을 볼 여건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 내용을 나열한 것이다.
춥고 비 오는 날, 우비나 우산 챙기는 걸 잊었는데 최대한 안 젖고 싶다면….
빗속에 더 오래 있지만 걸어야 할까? 아니면 측면으로 더 많은 빗방울을 맞지만 뛰어야 할까?
이미 당신이 비에 흠뻑 젖었거나 물웅덩이로 뛰어들지 않았다고 가정한다면, 정답은 간단하다.
빗방울 한 개를 피해 움직일 때, 다른 빗방울 한 개를 맞게 된다.
그래서 당신이 얼마나 빨리 가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머리 위로 내리는 빗방울의 양은 일정하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빗방울들이 정지된 상태로 있고 당신(당신이 서 있는 땅)이 위쪽으로 빗방울들을 헤치며 움직인다고 생각해봐라!
평행육면체(평행사변형의 입체도형)의 부피가 그 기울기에 영향받지 않으므로 당신이 가로 방향으로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와 상관없이 매초 같은 양의 빗방울들이 당신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
당신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머리 위에 있는 빗방울들만 맞게 된다.
하지만 당신이 움직인다면, 측면에 있는 빗방울들도 맞게 되고, 더 젖게 된다.
그래서 어느 때이건 가만히 서 있을 때 가장 안 젖게 되고, 빠르게 움직일수록 더 많이 젖게 된다.
하지만,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가고 싶다면, 가만히 서 있는 게 아무 도움이 안 된다.
A에서 B로 향하는 길에, 당신이 측면에서 맞게 되는 총 빗방울의 양은 당신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와 상관없다.
차 속도와 상관없이 제설차가 언제나 일정한 도로구간에서 같은 양의 눈을 치워내는 것과 같이 말이다.
빗속을 뛰어갈 경우 역시 평행육면체를 이용해 이해할 수 있다.
어느 때이건, 당신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와 상관없이 같은 양의 빗방울이 당신 머리 위로 내릴 것이다.
그리고 일정한 거리에서, 똑같은 양의 빗방울을 측면에서 맞을 것이다.
역시 당신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와 상관없이 말이다.
그래서 당신이 최종적으로 젖게 되는 정도는 ‘머리 위로 초당 내리는 빗방울의 양’ 곱하기 ‘빗속에 있는 시간’ 더하기 ‘측면으로 맞는 빗방울의 양’ 곱하기 ‘이동하는 거리’다.
그래서 저쪽에서 이쪽으로 이동하면서 최대한 안 젖으려면, 머리 위로 맞게 되는 빗방울의 양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빗속에서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라.
사진=ⓒ포토리아(맨위), 미니츠피직스/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