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등학교의 한 여성 교장이 중심을 잃고 달려오는 스쿨버스로부터 아이들을 구하고 대신 숨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CNN등 현지언론은 인디애나폴리스에 위치한 에이미 비버랜드 초등학교 교장인 수잔 조단(69)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교육자로서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숭고한 정신을 안팎에 남긴 이 사건은 지난 26일 오후 2시 45분 벌어졌다. 이날 조단 교장은 여러 초등학교 학생들과 버스를 기다리던 중 커브길에 균형을 잃고 학생들 쪽으로 돌진하는 스쿨버스를 발견했다. 그녀가 초인적인 행동을 한 것은 이 때였다.
그 즉시 여러 학생들을 길 밖으로 밀어버린 것. 그러나 교장 본인은 버스를 피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를 목격한 데비 디 교사는 "당시 3학년 학생 10명 정도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버스가 다가오자 위험을 직감한 교장이 순식간에 아이들을 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버스는 멈췄지만 더이상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며 울먹였다.
한 교장의 살신성인이 뉴스를 통해 알려지자 지역사회에는 뜨거운 추모 열기가 이어졌다. 학교에는 많은 꽃과 양초가 커졌고 학부모는 물론 시장과 주지사까지 찾아와 그녀의 숭고한 죽음을 기렸다.
지역 교육감 숀 A. 시미스는 "고인은 학교에 부임한 22년 동안 단 한번도 결근한 적 없는 성실한 교사였다"면서 "마지막까지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해 일하다 세상을 떠났다"며 추모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사고차 운전자는 갑자기 버스가 가속돼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