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7살인 인도 여성 다냐 라비는 일명 ‘유리 인간’으로 통한다. 그녀는 평생동안 300여 차례의 골절을 겪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툭하면 뼈가 부러지곤 하는 희귀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다냐가 앓고 있는 병은 불완전 골형성증. 골형성부전증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병은 선천성 질환으로 뼈가 현저하게 약해서 골절되기 쉬운 것이 주 증상이다. 쉽게 말해 매일 아침 자다가 눈을 떠 침대에서 일어나는 극히 평범한 일상에서도 뼈가 부러질 수 있는 위험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27년을 살면서 한 달에 평균 한 번 꼴로 골절되는 통증을 겪어왔다. 그녀와 가족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러한 27년의 고통이 지금 현재도, 미래에도 계속된다는 사실이다.
다냐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뼈가 부러져 눈물이 날 때면 가능한 엄마를 보지 않으려 애쓴다. 엄마가 얼마나 속상해 하실지 알기 때문이다. 다만 부러진 부위가 회복되는 기간 동안, 고통이 지나갈 때까지 그저 쉬는 편”이라고 담담하게 자신의 일상을 소개했다.
그저 휠체어에 앉아 친구들이 마구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했던 그녀는 뼈가 부러지는 고통만큼이나 큰 외로움과 싸워야 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을 외계인처럼 바라보는 시선도 견뎌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다냐는 스스로 외로움과 싸우는 법을 깨달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친구,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고, 자신에게 없어서는 안될 휠체어를 ‘나의 BMW’라고 부를 만큼 긍정적인 마음도 갖게 됐다.
다냐는 “부모님은 내가 생후 2개월 때 처음 나의 병에 대해 알게 됐다. 그때부터 길고 고통스러운 여정이 시작됐다”면서 “학교조차도 날 거부해 결국 이웃 주민이 나의 선생님이 되어줘야 했다. 그녀는 내게 10명의 선생님 만큼의 가치가 있는 소중한 분이다. 돈 한 푼도 받지 않고 9년간 매일같이 내 집을 찾아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현재 그녀는 텔레비전 토크쇼나 퀴즈쇼 등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자신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해 세상에 알리고, 같은 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다.
다냐는 “다음 세대에 나와 같은 병을 앓는 사람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게 하기 위해, 더 나아가 이러한 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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